자산처분 준비는 내년 1~2월이면 완료
[뉴스핌=이영기 기자]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발행이 결정됨에 따라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실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 당진발전 지분 등 총 3조원 규모의 자산을 담는 특수목적회사(SPC: Special Purpose Company)의 윤곽이 이달중으로 잡히고 자산처분을 위한 실사도 내년 1~2월이면 종료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한 SPC설립에 산은 PE가 참가할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SPC에 자산을 우선 양도하고 대금을 수령해 유동성에서 우선 목을 축일 예정이다. SPC자산이 처분되면 그때 동부그룹과 정산을 하면된다.
산은 관계자는 "SPC자산의 매각을 패키지로 할지 개별로 할지 등에서 시작해서 자금조달 방안까지 전체에 대해 관련부서가 협의 중"이라며 "이달말 경에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B업계에서는 SPC설립부터 자금조달과 자금회수, 자산매각 구조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동부하이텍은 동부전자로 출발한 이래 계속 적자를 보여왔고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설비를 보유한 회사가 제품생산을 위탁받아 대신 생산해주는 방식)도 아날로그 반도체 위주로 특화된 탓에 실제 매수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로 관측되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들 보다는 위탁생산업체인 매그나칩이나 자금력이 좋은 중국업체들이 관심이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동부제철의 인천공장에는 벌써 구체적인 인수후보자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동부제철에서 전기로와 강판 표면처리 기술을 제공받기도 하면서도 강판 구매처로 인연을 맺고 있는 중국의 바오산철강(Baosteel)이다. 중국최대 철강회사로서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렇게 자산별로 처분 가능성이 다른 경우 SPC속 자산을 개별로 꺼내 팔지 SPC전체 자산을 패키지 매각할 지는 시간을 두고 시장탐색(Tapping)과 매수자 유인을 시도한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어느쪽을 택하느냐에 따라서 현금회수의 시점이 달라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SPC자산을 담보로 ABS를 먼저 발행해 현금을 먼저 확보할 수도 있다.
자산에 대한 속성을 이미 알고 있는 산은 측이 자산처분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의 관계자는 "동부그룹 자산에 대해 신속하게 실사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실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약 1~2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PC의 설립과 현물출자 등이 이뤄지면서 실사를 마쳐 매각 준비가 되는 시기는 늦어도 내년 2월이 된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SPC설립 이후에도 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구조화금융과 자산 처분 형태 등은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어 업계의 관심거리"라고 흥미를 돋웠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