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랠리 속 종목간 차별화 희석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우존스 지수가 18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1만6000선을 돌파, 최고치 랠리를 지속하는 사이 종목간 밸류에이션 간극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익 증가 속도와 성장성 등 펀더멘털에 따라 종목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져야 마땅하지만 장기 랠리 속에 차별화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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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P/뉴시스) |
이날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종목의 주가수익률(PER) 분산이 지난 6월 기준 41%로 떨어졌다. 이는 1990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종목간 밸류에이션 갭이 좁혀진 것은 장기 랠리 속에 저평가된 종목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09년 3월 저점 이후 S&P500지수는 160%를 웃도는 랠리를 연출했고, 연초 이후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이 440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키코프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뉴욕증시에서 저평가된 종목은 지극히 드물다”며 “저가 매수 전략에 집중하는 투자자나 가치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S&P500지수의 PER은 20배로 4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상승폭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버락 야드 어드바이저스의 마틴 레클럭 대표는 “주가가 경제 펀더멘털을 무시한 채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고, 이 때문에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 사이에 가치주를 더 이상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스팸을 포함해 육류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호멜 푸즈의 밸류에이션은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20.3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에 비해 33% 상승한 수치다. 또 2009년 강세장이 시작되기 전 평균치에 비해 30%에 높은 것이다.
호멜 푸즈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5년 평균 이익 증가율이 두 배 가량 높은 시트릭스 시스템과 같은 수준이다.
BMO 캐피탈 마켓의 브라이언 벨스키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종목간 이익 증가율의 차이와 상관 없이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결코 영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월 강세장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밸류에이션 격차가 크게 좁혀졌고, 이어 약세장에 돌입했다.
레클럭 대표는 “투자자금을 잃을 리스크를 두려워했던 투자자들이 수익 기회를 잃을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이 같은 현상은 예외 없이 주가 붕괴를 예고하는 전조였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