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년 이머징마켓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충격파를 견딜 수 있을까.
지난 5월 연준이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영향력을 분명하게 드러낸 가운데 내년 향방을 놓고 투자가들의 의견이 양극으로 갈아졌다.
(출처:신화/뉴시스) |
재닛 옐런 연준 차기 의장 지명자가 기존의 부양책을 지속할 의사를 밝혔지만 내년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린 상황이라는 데 이견을 찾기 힘들다.
반면 이머징마켓이 연준의 정책 변경에 면역력을 보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내년 QE 축소에 따라 이머징마켓에서 대규모 유동성 썰물이 발생, 패닉이 재연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지난 5월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는 것.
소시에떼 제네랄의 패트릭 레글란드 리서치 헤드는 “내년 이머징마켓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선진국의 사상 최저 금리와 마이너스 실질금리에 따른 반사이익이 사라지면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경우 글로벌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머징마켓의 자산 가격을 강타할 것이라는 경고다.
반면 트리오젬 애셋 매니지먼트의 팀 세이머 대표는 QE의 수혜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화와 시장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이머징마켓에서 매도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QE의 영향으로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금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말했다.
리버 투와이스 리서치의 자카리 카라벨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머징마켓의 QE 수혜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머징마켓이 부상한 것은 단순히 최근 몇 년간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이머징마켓에 대한 연준의 영향력을 최근까지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5월 버냉키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에 패닉장을 연출했던 것과 달리 옐런 지명자가 14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QE를 지속할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1~2%에 이르는 강세장을 연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