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임직원들 "선임 룰 불공정하다"
[뉴스핌=김연순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에 이날 열리는 첫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선 한 회장을 제외한 5명의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한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신한금융 퇴직 임직원을 중심으로 "회장 선임 룰이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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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
금융권 관계자는 "내일 한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1차 회추위에서 회추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 회추위원은 사내이사인 한동우 현 회장과 사외이사인 김기영(회추위원장)·권태은·남궁훈·고부인·필립 아기니에 등 총 6명인데 한 회장이 빠지면서 5명의 사외이사가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신한금융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오는 다음달 22일까지 회장 후보를 정해야 한다.
한 회장이 연임 도전을 공식화함에 따라 내부 경쟁자는 전무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한사태 이후 가동된 신한금융 자체 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적으로 차기 회장 풀(POOL)에 들어가는 내부 인사는 10명이다.
우선 주요 그룹사의 CEO 6명이 여기에 속한다. 한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이다.
신한을 떠난지 2년이 안된 전직 CEO도 '내부 인사'로 분류된다.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 사장, 권점주 전 신한생명 사장, 이휴원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4명이 이에 해당한다.
회추위원들의 논의 결과 적합한 인사를 회장 후보로 추천하게 되고, 본인이 수락하면 차기 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만큼 내부 인사 중 한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아울러 신한금융을 떠난지 2년이 넘은 CEO는 '외부 인사'로 분류되는데 이들도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다. 이 중 회장 후보 자격기준(만 67세 이하)을 충족하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 등이 거론된다.
신상훈(만 65세) 전 신한지주 사장의 경우 나이제한 규정에는 걸리지 않지만, 배임·횡령 혐의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부인사 중에선 이동걸 전 부회장 등이 차기 회장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회추위원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만큼 실제 회장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차기 회장 후보군에 몇 명의 후보가 들어갈 지 알 수 없다"면서도 "최소 복수 후보군을 통해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내부 및 외부인사 중 위원들의 추천을 받은 후보군을 상대로 심사를 벌여 다음달 중순 경 최종적으로 회장 후보로 1명을 결정한다.
한편 신한금융의 차기회장 선임 룰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 퇴직 임직원 10여명은 지난 12일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모임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한 회장의 연임에 유리하도록 짜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성명서에서 "한 회장은 본인의 나이에 맞게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을 정하고 후보 자격에 퇴직 2년 이상라는 경력조항까지 넣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외부인사를 배제하고 내부 인사는 회장의 눈치를 보게 만든 불평등한 룰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사태 이후 CEO의 장기집권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이제한을 둔 것"이라며 "동시에 현장감, 경영감각 등을 고려해 신한금융을 떠난지 2년이 지난 사람을 외부후보로 분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