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불황으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내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유통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nGuide 유통업 지수'는 올해 초부터 전날까지 8.1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65% 하락했던 것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유통업 지수는 1.20% 하락하며 9.35% 상승한 코스피를 약 10%포인트 하회한 바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올해 세이브존I&C가 80.85% 올랐고 GS홈쇼핑도 65.47% 뛰었다. 이 외에도 인터파크는 42.25% 상승했고 현대홈쇼핑, CJ오쇼핑도 30.20%, 29.12% 올랐다. 롯데하이마트도 20% 이상 올랐고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약 10%, 4% 상승했다.
유통주는 계속되는 불황에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부진을 거듭했지만 소비심리 개선 기대감이 커지자 주가 역시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이마트는 25만8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고 같은날 신세계도 27만4000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인터파크도 10월 말 1만9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으로 인한 민간소비 개선이 내년 유통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3.0%로 지난 2년간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수출증가와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이 고용 및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져 소비가 회복되는 선순환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소비심리가 계속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평가지수와 전망지수가 같이 좋아지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보다는 내년 유통업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전년도 기조효과, 비용 효율화 등에 힘입어 매출 성장보다 실적이 턴어라운드했다"며 "탑라인이 회복되는 것은 내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출이 회복되면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와 연계 된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주식시장 오르면 자산 효과가 기대되고 내년 하반기 정도에 소비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경기부양정책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통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추경예산이 편성되고 8.28 부동산 대책 등 소비,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실시된 경기부양정책 효과가 내년 새정부 2년차에 가시화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새정부 2년차 소비 회복이 가장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내수가 침체되어있어 경제 민주화도 일단락된 상황"이라며 "결국 재계와 정계가 불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내년에는 내수 부양책이 더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유통주가 싼 편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종목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날 종가기준 유통업 주가수익비율(PER)은 13.52배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유통주 PER 등 밸류에이션이 많이 싼 편은 아니"라며 "소비 개선에 대한 기대감반영이 아예 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유통주 가격에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며 "내년에 생각했던 것보다 업황이 좋지 않으면 주가도 안좋아질 수 있어 종목별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통업황이 좋아진다고 전체적으로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수 경기민감주 업종 중 싸고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져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