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10여년 전 나온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군 당국이 소대원을 파견해 이들이 희생당하는 영화입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변호인의 항소요지 발언중 일부다. 이날 구 회장 측 변호인은 ‘라이언일병구하기’ 및 ‘이유없는 반항’ 등의 영화를 언급하며 1심 판결에 대한 방어논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5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 심리로 구 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에서 구 회장 측 변호인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예로 들며 “검찰이 기획사기로 기소한 것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오너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언 일병을 위해 한 소대가 희생된 것처럼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기 위한 기소라는 주장이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장남인 구 부회장은 징역8년을 각각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차남인 구 전 부사장은 무죄를 받았다.
변호인 측은 이어 “피고인은 LIG건설 CP는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고 그룹 오너로서 이를 수습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변호인은 LIG그룹에서 LIG건설의 회생불능을 판단하고 포기한 시점과 분식회계의 동기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회장 측 변호인은 또 “제임스 딘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영화가 있다”며 “청소년기에는 이유 없이 반항을 할 수 있지만 피고인들은 청소년이 아니다. 이유나 증거 없이 분식회계를 할 범행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의 혐의입증에 집중할 계획이다.
검찰은 “구본엽은 부사장으로서 조직도에 재무, 회계 부서 등을 산하에 두고 있었다”며 “LIG건설 경영지원본부 경영총괄을 맡은 만큼 특정 부서에 업무 관혀하지 않았다는 원심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 부사장은 매월 첫째 월요일에 진행된 임원회의에 참석했고 여기서는 월간 실적 보고 및 자금조달 등을 논의했다”며 “본인 혐의를 부인하는 정종호 CFO의 ‘부사장에게 보고 안했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향후 구 회장 측 변호인과 검찰은 각 무죄 입증 및 혐의 입증을 위해 본격적인 법리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2차 공판은 오는 26일. 재판부는 매주 한 차례 공판을 열어 올해 안에 결심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