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회의서 역사의식 함양 주문
[뉴스핌=김홍군 기자]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으며, 역사 교육을 통한 직원들이 투철한 역사 의식 함양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그리고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며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ㆍ기아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있다”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확고한 역사관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 및 기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무장한 글로벌 인재만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옛 것을 익히면 미래를 알 수 있다(溫故而知新)’는 논어의 말처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현대ㆍ기아차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적인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몽구 회장은 2013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우리에게는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온 저력이 있다”며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 의식 함양을 위해 지난 9월부터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 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History Concert)’란 이름의 역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 콘서트는 오는 12월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로 진행될 예정으로, 직원들에게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실용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아울러 현대ㆍ기아차는 새롭게 채용할 인재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역사관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 대졸공채(2014년 상반기 입사)의 채용시험 격인 인적성검사(HMAT)에서 ‘고려, 조선시대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쓰시오’ 혹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는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는 문제를 출제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닌, 평소 국사, 세계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또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해 왔는지, 즉 응시자의 역사관과 역사적 통찰력을 묻는 문제였다.
또 올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해외 딜러 및 A/S 직원 5000여명, 해외 우수 고객 4000여명, 해외 기자단 및 오피니언 리더 1000여명 등 총 1만 여명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국영문 병기 홍보도서 ‘인사이드 코리아(Inside Korea)’의 발간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는 향후 신입사원 교육에서부터 토론식 학습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공부하고 시사점을 얻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국사에 대한 관심은 젊은 직원들에게 애국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