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 펀더멘털 부진에도 뉴욕증시의 상승 흐름에 브레이크는 없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는 한 주가는 오른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계산이다. 밸류에이션 고평가와 버블에 대한 일부 투자가들의 경고가 외면 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동성 잔치에 취한 것은 미국 투자자들만이 아니다. 뉴욕증시의 강세 흐름이 글로벌 주요 증시에 상승 엔진으로 작용, 동조화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지 않다.
하지만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는 데다 밸류에이션 고평가가 무시하기에는 지나친 수준이라는 경고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출처:신화/뉴시스) |
30일(현지시간) 예일대학교의 로버트 쉴러 교수에 따르면 기업 이익의 10년 사이클을 기준으로 할 때 현재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24.6배에 이른다. 이는 과거 평균에 비해 50%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형성된 수치다.
다른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뉴욕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런던의 앤드류 스마이더스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과 대체비용을 기준으로 한 기업 가치의 간극이 극심한 주가 고평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식시장의 이상 과열은 미국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최근 몇 개월 사이 글로벌 증시의 뉴욕증시 동조화가 두드러졌다. 연준이 지난 9월 예상밖으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연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MSCI 세계지수는 달러화 기준으로 지난 3개월 사이 7.3% 상승했다. 미국을 제외한 지수 상승률은 4.1%에 그치지만 여전히 쏠쏠한 수익률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평가다.
연초 이후 유럽 증시의 강세 흐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톡스600 지수는 올들어 14.4% 급등했다. 독일 증시는 12% 치솟으면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다. 영국 증시 역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저울질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은 유럽 증시도 마찬가지다. 독일 경제는 올해 0.4% 성장,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칠 전망이다. 스페인은 2년만에 침체를 탈피했지만 막대한 정부 재정적자라는 대가를 치른 상황이다.
문제는 실물경기와 주가 밸류에이션의 간극이 얼마나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의 수요가 위축되는 데다 세금 인상 움직임이 뚜렷한 만큼 기업 이익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클레인톱 전략가는 “최근 증시 랠리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연초 이후 24% 급등했고, 지난 2009년 3월 저점에 비해서는 무려 162% 치솟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