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달 18일 구성, 발표한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회'가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 개국공신 모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22일 최근 구성된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17명 가운데 5명이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선을 앞둔 지난해 9월에 구성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 소속 이윤선 평택대 교수를 비롯해 김대호 인하대 교수 문재완 한국외대 교수 윤석민 서울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이중 문 교수는 2009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여당 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지냈고 조 교수는 대선 직전에 조직된 박근혜 캠프 4040유세단의 단장으로 활동했다.
이어 유 의원은 "방송통신정책자문회의 위원장으로 선임된 강용식 씨는 80년대 ‘땡전뉴스 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1980년 8월부터 1985년 4월까지 KBS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비례대표(민정당 전국구의원)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석호익씨는 19대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여성비하발언'으로 공천권을 반납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며 "유세준 숙대 석좌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이경재 위원장이 공보처 차관 시절 기획관리실장으로 일했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전문성을 중심으로 선발한 학자들의 성향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방송통신정책자문회의의 세 번째 그룹에 속한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지상파와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종편 8VSB’ 허용을 공개주장 한 바 있다"며 "이성엽 김앤장 변호사는 최시중 위원장 시절 방송통신규제개혁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종편 출범이 산업성장, 고용창출 등에 연쇄적 상승 작용이 있을 것이라 주장하며 종편허용을 위한 규제완화를 역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수인 ETRI 대경 연구센터장은 2010년 당시 종편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현재의 종편 4사를 탄생시키는데 직접적 관련이 있는 인사"라며 "마지막으로 김희진 연세대 교수는 미디어렙의 방송사 직접 소유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합의제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경재 위원장이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 발표하기까지 아무도 몰랐다며 유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야당추천 상임위원들은 물론이고 여당추천 상임위원들도 당일 언론보도와 기자 문의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이경재 위원장의 독단과 전횡을 통해 단독 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박(朴)캠프 개국공신, 친(親)박 계모임'을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식 자문기구처럼 둔갑시켜 국민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투입되도록 하는 것은 즉각 시정돼야 한다"며 "이 자문기구를 이경재 위원장의 '나팔수'로 활용하려한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박근혜 캠프 전우들이 모인 자문기구는 이미 정부 정책 자문의 기본적 자격조차 없는 것"이라며 즉각 해체를 요구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