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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3회 1번 대타로 나선 두산 최준석이 솔로포를 터뜨린 포효하고 있다. 두산은 최준석의 홈런을 발판 삼아 이날 8-5로 넥센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김세혁 기자] 넥센과 피말리던 승부를 펼치며 가을 야구판을 달군 두산 베어스가 3년 만에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같은 명승부를 펼친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연장 13회까지 간 두 팀의 최종 스코어는 8-5다.
이로써 두산은 3년 만에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전 3선승제로 벌어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내리 2패한 두산은 나머지 세 경기를 모조리 쓸어담으면서 가을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두산은 선발 유희관의 신들린 투구로 넥센 타선을 7회까지 틀어막았다. 유희관은 막중한 압박감에도 과감하게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유희관은 7이닝 동안 삼진 9개에 안타는 단 한 개만 허용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하던 두산은 4회초 1사 후 오재일과 홍성흔이 볼넷을 골라 만든 1, 2루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넥센 선발 나이트를 상대로 이원석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두산이 나이트를 공략하며 3-0으로 달아났지만 넥센 타선은 7회까지 침묵했다. 패색이 짙었다. 홈런왕 박병호는 유희관에 막혀 체면을 구겼다. 더그아웃에서 잡힌 박병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가져가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했던 넥센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8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의 중전 안타로 유희관을 끌어내린 넥센은 강정호가 두산 변진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으면서 모처럼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유한준이 때린 타구가 하필 병살타가 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이때만 해도 넥센은 그대로 침몰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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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두산 니퍼트가 14일 목동구장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과 마지막 승부에서 9회말 박병호에 동점 홈런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질질 끌려가던 넥센의 마지막 공격이 벌어진 9회말, 거짓말 같은 홈런이 터졌다. 내내 침묵하던 홈런왕 박병호가 일을 냈다. 박병호는 대타 문우람과 서건창의 연속 안타로 얻은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림 같은 중월 3점포를 쏘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목동구장을 찾은 넥센 홈팬은 환호했고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마저 “소설도 이렇게는 못 쓴다”며 놀라워했다.
두산으로서는 위기 때 투입한 니퍼트 카드가 독이 됐다. 마무리를 위해 투입한 1선발 니퍼트는 무사 1, 2루 위기에서 대타 장기영과 이택근을 내리 삼진 처리하며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홈런왕 박병호를 넘지 못하고 한 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두산의 승리로 굳어지던 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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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목동구장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넥센 타선을 요리하는 두산 선발 유희관. 이날 7이닝 9삼진 1안타 호투로 데일리MVP에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
다만 넥센의 기세는 여기까지였다. 두산이 연장 13회 꺼내든 대타 최준석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 최준석은 넥센 강윤구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귀중한 한 점을 보탰다. 여기에 민형헌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5-3을 만든 두산은 오재원이 3점포를 쏘아 올리며 넥센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넥센은 이어진 13회말 2점을 더했지만 결국 두산의 리버스 스윕쇼를 막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한 유희관은 데일리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두산은 3년 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패 뒤 내리 3승을 거두며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바 있다. 한국 야구사상 22차례 벌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 단 두 차례 기록된 리버스 스윕은 모두 두산이 기록했다. 넥센과 혈투 끝에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은 16일 LG트윈스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