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연준과 첫 인연…버냉키와는 다른 리더십 보일 것
[뉴스핌=주명호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뒤를 잇는 차기 의장으로 자넷 옐런 부의장이 지명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첫 여성 연준 의장 선출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버냉키의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전해지고 있다.
8일 자 주요 외신들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옐런 부의장을 9일 오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유력한 경쟁 상대였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낙마한 이후 단독 후보로 떠오른 옐런은 상원의 동의를 거쳐 의장직 선출이 확정될 시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46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의사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옐런은 67년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이후 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76년까지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던 옐런은 77년 연준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연준과 인연을 맺었다. 현 남편인 조지 애컬로프(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를 만난 것도 이때다.
이후 버클리대학에서 다시 교단에 선 뒤 97년부터 99년까지 백악관 경제자문 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2004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에 취임한 옐런은 2010년까지 재직한 후 그해 10월부터 연준 부의장으로 버냉키 의장과 함께 연준을 이끌었다.
버냉키 의장이 연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후 옐런은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항상 꼽혀왔다. 지난 7월 갑작스레 서머스가 의장 후보로 대두되면서 이 둘간의 경쟁 구도가 펼쳐졌음에도 시장은 꾸준히 옐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적완화정책의 설계자라는 평가처럼 버냉키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전문가들도 옐런의 차기 의장 선출을 지지해왔다. JP모간 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연구원은 "정책 지속성과 더불어 통화정책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소통 능력을 시장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회장도 "서머스에 비해 옐런은 어떤 정책 방향이 나올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방 있다.
다만 옐런의 리더십은 버냉키 의장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버냉키 의장은 절제된 방식으로 소통하며 합의를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이로 인해 과거 국채매입 실시를 놓고 이사회 의견이 갈렸을 때 조율을 통해 성공적인 국채매입 실시를 이끌기도 했다.
반면 옐런은 내부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등 강한 지도력으로 연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옐런이 예리한 판단력을 갖춘 효율적인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지만 동시에 소통을 중시하는 버냉키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