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뱅킹 허용…규제완화로 영업여건 개선"
[뉴스핌=김연순 기자] 국내 금융회사가 외국에 진출할 때 은행, 증권, 보험 등 업무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유니버설 뱅킹'을 허용하는 방안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8일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금융산업 비전'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시 '유니버설 뱅킹'을 허용하는 방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은행 국외 법인이 은행업뿐만 아니라 증권업과 보험업까지 할 수 있도록 업권 칸막이를 풀어주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금융회사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은 해외진출 개선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은행들처럼 증권업과 보험업까지 영위하는 유니버설 뱅킹 허용을 건의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업권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최소한 규제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해서 영업을 할 때 그곳에서 영업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데 국내 금융기관의 불리한 부분을 풀어주면 (영업활동이) 용이하다는 건의를 받았다"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영업시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여건개선을 해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당장 국내에서 유니버설 뱅킹이 어렵다면 해외부분 먼저 도입하겠다는 것"이라며 "해외진출 국가에서 허용하는 영업범위가 우리보다 넓을 경우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호주와 홍콩에 해외 출장에서 우리나라의 금융 관련 법과 제도를 국제 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고승범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 위원장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후 느낀 점으로 금융 관련 법·제도의 글로벌 스탠다드와 신뢰·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와 신뢰·네트워크 등을 위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방안이 허용돼도 해외에 진출하는 금융회사에 국한되지만, 유니버설 뱅킹이 허용될 경우 국내 금융환경에도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위는 기본적으로 규제와 별도로 국내 금융사들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니버설 뱅킹을 허용할 경우) 우리나라보다 영업범위를 넓게 잡고 있는 나라에서 영업활동 하기는 편해질 것"이라면서도 "해외진출이라는 것이 규제 완화와는 별도로 금융회사가 기본적으로 전략을 잘 짜고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