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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자회담 결렬 '네탓 공방'…추석 민심잡기 총력

기사입력 : 2013년09월17일 11:40

최종수정 : 2013년09월17일 13:15

여 "민주주의 아닌 국회 위기" vs 야 "민주주의 외면"

[뉴스핌=정탁윤 기자]  지난 1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난데 대해 여야는 17일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국파행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여야 지도부는 서울역 등을 찾아 추석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자회담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7대 요구사항'을 조목조목 반박한 박 대통령도 이날 아침 회의에서 "야당에서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언급, 당분간 정국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민주주의 위기' 발언에 대해 '국회의 위기'라고 반박하면서 장외투쟁이 격화될 경우 정치권이 '공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왼쪽부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3자회동이 끝난 직후 국회 사랑재를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새누리 "민주주의 아닌 국회 위기…민주, 천막 접어라"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공통점과 상이점을 확인하는 게 대화"라며 "투쟁과 강요로 일방적인 의사를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초인 대화의 본질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기국회의 일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국회의원들의 신성한 책무다. 이것을 거부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예상과 다른 민주당의 결론적 태도에 대해 정중하게 다시 재고해줄 것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는 야당을 존중하고 어디까지나 함께 국정을 논하길 원하는데 여당의 손을 계속 뿌리친다면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말문이 막힌다"며 "국회를 곧 열어서 산적한 민생과 국정을 여야가 함께 돌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3자회담 이후 '민주주의 위기'를 강조한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원내 복귀를 주문했다.

그는 "김 대표는 '민주주의 위기다', '민주주의 밤이 깊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과연 우리나라 국민이 그 말에 동의할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이 '민주주의 위기'를 운운하면서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가겠다는 말에 어느 국민이 동의하겠느냐. 오히려 민주주의 과잉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 위기가 아니라 국회의 위기다. 야당은 국회 선진화법을 통해 입맛대로 필요한 것만 하고 정작 국민을 위해 필요한 민생법안 등은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극한적인 장외투쟁에 들어간다면 정치권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는 물꼬가 터졌다. 이제 여야가 후속 대화를 하면서 합의를 찾아가야 한다"며 "민주주의 위기를 운운하기 전에 민생 위기부터 구하겠다는 야당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민주당은 하루 속히 천막을 접어 달라"고 촉구했다.

◆ 민주 "박 대통령이 민주주주의 외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전날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인식을 비판하며 투쟁 강화 의지를 다졌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국회에 와서 야당대표를 만나주는 것을 국민에게 주는 큰 추석선물이라 생각하는 듯하다"며 "포장지는 근사했는데 선물상자 안에 국민에게 드리는 선물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외면하는 민주주의 회복은 우리에게 보다 많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할 것이지만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는 우리는 기꺼이 그 고통과 인내를 감당할 것"이라며 "저는 추석연휴 동안 천막에서 전국의 민심을 경청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해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민주주의와 민생의 앞날이 어둡고 험난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독선과 불통의 모르쇠와 묵살이 전부였다"며 "1세대, 2세대 민주당 선배들은 피눈물과 고난을 감수하면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켜왔다. 다시 민주주의를 위해 사즉생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특히 "금년 추석밥상에서 어떤 이야기 나누실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불통령'이란 단어가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때문에 소통하지 않아서 불통령이고 답답한 국민의 가슴에 불 지른 꼴이어서 불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책임공방을 이어감에 따라 향후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일정합의 역시 어려워짐에 따라 당분간 국회파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박 대통령과 여야 모두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정치적 부담을 우려 추석이후 다시한번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특히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의 민심잡기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이번 3자 회담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통 큰 리더십'이 아쉬웠다"며 "향후 박 대통령이 국정원 문제 등 야당의 요구에 대해 어떤 전향적 자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정국경색 해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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