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 가 29일 현판식과 함께 공식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기업들의 입주 경쟁이 가열되고 대외무역 업체들이 앞다투어 지대 입주 등록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 푸둥(浦東) 국제금융센터. |
1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중국내 기업들이 상하이 FTZ에 관한 세칙 내용을 파악하기도 전에 앞다투어 입주 등록을 서두르고 있고 반면에 외자 기업은 세칙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발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상하이 FTZ 관계자의 말을 인용, 세관 및 상품인증 간소화 등 정책 시행으로 상하이 FTZ는 대외무역 업체, 그 중에서도 가공무역업체에 수혜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했다.
◇세칙 발표 전 내자업체 입주등록 경쟁 격화
상하이 FTZ 입주 대리 등록기관 관계자는 "현재 경쟁이 가장 치열한 와이가오차오(外高橋) 보세구역의 경우 20m²에 달하는 사무실 한 칸을 등록하는데 연 입주 등록비용이 2만3500위안(약 417만원) 에 불과하다"며 "세칙이 발표되지 않은 지금 등록 비용이 저렴한 편이라 국내 업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일평균 대외무역 업체 10곳이 상하이 FTZ 입주 등록 문제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내자 기업들에게 지금이 입주 선점을 위한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세칙이 발표되지 않은 지금이 진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입주 등록이 수월하다는 것. 그는 "세칙 발표 이후에는 규범화된 진입 조건이 적용됨에 따라 지금보다는 입주 등록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세칙 발표 뒤에는 외자삼법(外資三法:외자 기업법, 중외 합자 경영 기업법, 중외 합작 기업법) 시행이 잠점 중단되면서, 외자 기업들의 상하이 FTZ 진입이 더욱 편리해져 내자 업체들의 진입 기회는 더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하이 FTZ내에는 1만여개의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이중 99%가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에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6월 국무원 비준 허가를 받아 설립된 와이가오차오 보세구는 면적이 10㎢에 달하며, 보세구 중 접근성이 가장 편리하고 개발이 잘 되어 있어 기업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양산강(洋山港)보세구와 푸둥공항(浦東機場)종합보세구는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상하이 FTZ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와이가오차오내에 입주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하이 FTZ 입주 대리등록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에 입주해 있는 1만여 기업 중 대외무역 업체가 3분의 2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금융 및 자산서비스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상하이 FTZ가 정식 비준을 통과한 후 저장(浙江)성 일대, 푸젠(福建)성, 베이징(北京) 등 내륙 지역 등을 포함한 중국 전역의 대외무역 업체들이 이 곳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들 업체들 중 세칙 내용을 파악한다거나 왜 상하이 FTZ에 등록하려는지에 관한 뚜렷한 목적없이, 대세에 따라 우선 기회를 선점하고 보려는 업체도 부지기수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그는 또 "올 상반기에만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에 등록한 기업이 작년 상반기보다 2~3배나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가공무역업체에 수혜 예상
한편 곧 발표될 상하이 FTZ 세칙에 관해 금융 분야의 개방 정도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반면, 무역 분야에 대한 개방 논란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재경대학 국제무역과 천보(陳波) 부주임은 "상하이 FTZ로 무역 업체가 가장 직접적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무역 간소화 추진은 반대에 부딪히거나 논란이 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세관 및 상품인증절차 간소화로 인해 무역 업체, 특히 가공무역업체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점쳤다.
천 부주임은 "대출과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기업에 편의가 제공될 것"이라며 "FTZ안에서 최종상품을 수입하고 판매하는 것 외에, FTZ에 등록되지 않은 가공무역기업도 FTZ 항만을 통해 상품을 수출하거나 FTZ안에서 가공조립을 거친 후 해외로 상품을 수출할 시 수입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가 아닌 타 지역에서 생산과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들이 상하이 FTZ 입주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가장 큰 요인도 현재로선 가장 확실하게 정책적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자기업들 신중한 태도
이밖에 상하이 FTZ가 가장 먼저 개방하려는 부분은 외자에 대한 투자 제한이다. 하지만 외자 기업들은 내자 기업처럼 무조건 상하이 FTZ에 뛰어들기보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전문적으로 외자기업의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만약 개방 범위가 28㎢에 불과하다면 제2의 루자주이(陸家嘴,푸둥신구 금융중심지)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외자 기업들에게 FTZ의 범위가 너무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상하이 FTZ가 장려하는 업종은 서비스업과 금융업이기 때문에, 외자 제조업체들에게는 이들의 업무가 중국 정부의 장려 산업과 무관하거나 시장이 상하이에 있지 않는 이상 상하이 FTZ는 그다지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천보 부주임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외자 기업들은 투자 규제 완화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우선 시범적으로 추진되는 상하이 FTZ는 영업세의 증치세 전환과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후 점차 시행 범위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상하이 FTZ에 입주를 서두를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