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잃을까 섣불리 가격 못내려 '진퇴양난'
[뉴스핌=주명호 기자] 인도 주택건설 및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루피화 급락을 막기 위해 실시한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 자금 조달에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도 도시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건물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11일자 뉴욕타임스(NY)가 전했다.
미국 국채매입 축소 우려와 더불어 인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루피화는 올해 달러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5월 이후 루피화는 20% 가까이 절하됐으며 달러/루피는 8월 말 68.5루피 위로 올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루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RBI는 지난 달 15일 긴급자금대출(Marginal standing facility)금리 및 은행 간 대출금리를 기존 8.25%에서 10.25%로 2%포인트 인상하고 대출규모 상한선도 낮췄지만 루피화 급락세를 제지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NY는 이로 인해 부동산 개발에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인도 건설시장에 악재가 불어 닥쳤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경우 방대한 허가 절차와 더불어 정부기관의 부패로 인해 건설 착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기간이 긴 만큼 자금 부담이 크다는 의미인데 여기에 금리까지 인상되자 대출을 통해 건설 자금을 조달해왔던 건설업자들은 대출금리 지불에 어려움을 겪어나 은행대출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인도 건설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부동산 가격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쿠시만&웨이크필드의 산자이 두트 남아시아 지사장은 인도 대도시의 경우 10%, 도시 인근의 경우 15%까지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인도 개발업자들은 가격 하락을 경계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기업 센더 그룹의 시하르트 요그 공통 창립자는 "건설자들이 가격을 낮출 경우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지 않을 경우 반대로 구매자들이 떨어져 나가 더 큰 침체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다브키난단 아가르왈 뭄바이 건설 브로커는 "이전에는 하루에 적어도 3, 4건 씩 미팅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루 1건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주택시장에 대한 구매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