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로 완화기조 지속, 인상논의도 '꿈틀'
[뉴스핌=우수연 기자] 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9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우리나라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확인하며 '동결'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오는 9월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서도 전문가들은 이달 한은의 통화정책의 변경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국제 금융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부실한 신흥국부터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급등했다. 이런 신흥국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약세 분위기가 사라지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국내주식 투자도 8월 중순 이후 순매수로 전환됐다.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경상흑자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경상흑자는 365억5000만달러로 9월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외환보유액 또한 사상최대치를 2개월 연속 경신하며 3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급격한 자금유출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저물가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우려의 차원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저물가가 지속되며 한은이 목표하는 물가 목표 범위를 벗어나 있는 만큼, 낮은 인플레에 대한 정상화 과정의 지원으로 통화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 중심의 경기 둔화가 감지되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SC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쯤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전망보다 0.1%p 낮은 수치다.
당초 보고서는 올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나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고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선호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망의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앞선 유 이코노미스트도 내년 하반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견했다. 그는 "내년 물가가 한은 목표 중심선인 3%대 부근에 도달하면 물가에 대한 신경을 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체감 경기의 개선이나 가계부채 문제 등 추가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생겼을 때 긴축을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