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빠른 추석…물가상승 압력 가중
[뉴스핌=김민정 기자] 긴 장마와 이른 추석이 겹쳐 추석 물가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천구∙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일 ‘현안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소비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역대 가장 긴 장마와 폭염, 예년보다 빠른 추석 등으로 물가가 단기간에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물가는 지난해부터 상승세가 둔화돼 최근까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개월 연속 1%대에 머무는 등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5~3.5%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지난해 2월에 1%대로 하락한 이후 2013년 8월까지 지속적으로 1%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이른 추석을 맞이하는 가운데 긴 장마까지 겹쳐 추석 물가가 불안해질 것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올해 장마는 중부 지방에 역대 가장 긴 장마를 기록한 반면, 남부 지역은 폭염으로 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적조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7월 전국 강수량은 302.0mm로 평년(289.7mm)보다 증가했고, 장마 기간 역시 49일로 평년의 장마 기간인 32일 보다 보름 이상 길었다.
대체로 9월 상순에서 10월 상순 사이에 분포하는 추석이 올해 9월 19일로 지난해보다 11일이나 빠른 점도 추석 물가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보고서는 “수급, 유통, 보관, 정책적 측면에서 종합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 추석 물가 불안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수급 측면에서 배추와 명태 등 주요 농축수산물의 정부 비축물량을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확대 공급하고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과 같은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농축수산물의 수요와 공급 예측 기능을 강화하고 농업재해 보험을 확대해 이상 기후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구원은 반복되는 추석 물가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계 생필품에 대한 유통 구조 효율화 등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저장 측면에서도 저온 저장시설을 확대하고 주요 품목에 대한 첨단 생산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오르지 않도록 인상 시점을 적절히 분산하는 한편, 국제 유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알뜰주유소를 확대하는 등 국내 기름값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