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 하우스 상품 강화"...고객·자산확대가 기업가치 높여
[뉴스핌=한기진 기자]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매각을 앞두고 회사 몸값 올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면 우리투자증권이 매각될 것으로 보여 미리 인수 후보자의 실사 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영업 목표 달성 등 지표경영은 지양하는 대신 상품 경쟁력 등을 강화해 충성도 높은 고객과 관리자산 확대를 주문했다.
<우리투자증권 본사> |
27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김원규 사장은 최근 상품기획부서와 가진 회의에서 “인 하우스(In House)’ 상품을 늘려달라”고 주문했다.
증권사가 파는 상품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산운용사 등 다른 회사가 만든 것이다. 이들을 가져다 팔고, 판매수수료를 얻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랩, ETF, ELS, DLS 모두 이런 구조다. 그렇다 보니 회사가 상품 운용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수수료만 얻는데 머물러 있다. 또 비슷한 상품을 팔다 보니 경쟁사와 차별성도 없다. 당연히 고객도 단골 증권사를 만들 이유도 없다.
하지만 인 하우스 상품은 IB(투자은행)나 트레이딩 사업부 등 핵심 사업부 부서가 운용하는 상품이다. 해당 사업부가 직접 투자처를 발굴하거나 고유의 지수를 만들어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배타적 상품권을 가진다. 당연히 증권사가 차별성이 부각되고 신규 고객이나 수익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올 1월에 나온 패러렐(parallel) 유전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된 한국투자컨소시엄이 만든 공모형 유전펀드다. 이들 회사의 IB사업부에서 미국 텍사스주 육상 유전, 가스전을 보유한 미국 패러렐社의 지분 39%에 투자하는 것을 펀드로 만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투자자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기마다 투자원금 및 이익금을 분할 받고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어 현금화할 수 있다.
한국투자컨소시엄이 패러렐사의 지분에 직접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위험과 이익을 투자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다. 패러렐 유전펀드는 모집금액 4000억원에 8000억원이 넘는 청약이 몰렸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관계자는 “외부 운용사 상품을 파는 게 편할 수 있지만 인 하우스 상품만이 고객을 더 붙잡을 수 있고 요즘과 같은 고객자산관리 강화 추세에는 적합한 전략”이라며 “위험을 운용 담당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매각을 앞두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인 하우스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래상품개발단+은퇴연구소 합작품 내놓을 예정
전임 황성호 사장의 히트작인 미래상품개발단은 그 기능을 유지해, 은퇴연구소와 첫 합작품도 내놓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을 지난주 열렸던 회의에서 확정됐으며,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 불황에도 단기 실적 향상과 같은 계량적 목표를 하반기 경영전략에서는 후순위로 미뤘다.
권용관 우리투자증권 전무(경영지원)는 “기업가치제고가 현재로써는 핵심이기 때문에 단기 실적 향상은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