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지원 그림자 금융 규제에도 '한몫' 관측
[뉴스핌=강소영 기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정부 보호가 없는 진정한 의미의 민영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은행은 대형 국유은행, 주식제 은행, 도시상업은행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사실상 이들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내부에서는 이들을 위한 민영은행의 설립을 촉구하는 요청이 이어져왔다.
7일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 등 다수 중국 언론은 하반기 민영은행 설립이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민영은행 설립 유력지로는 베이징(北京)과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가 거론됐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6월 19일 민간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촉진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하고, 민간자본에 의한 민영은행의 설립을 장려한 바 있다.
저우더원(周德文) 민진중앙경제위원회 부주임은 "민영은행의 탄생이 임박했다. 상하이(上海), 취안저우(泉州),타이위안(太原) 등 다수 지역에서 민영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이 빗발치고 있지만, 원저우 등 국무원이 허가한 금융개혁 시범지구로 최종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민영은행의 영업범위도 베이징과 원저우 등 시범지역을 대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지역의 성과를 토대로 전국으로 시행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감독위원회에 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외에도, 많은 민영기업이 지분참여 등의 간접적 방식으로 민영은행 설립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금융당국이 민영은행 설립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 중소기업 활성화와 그림자금융 규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때문이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의 안옥화 박사는 "중국 정부는 민영은행 설립과 회사채 시장 활성화의 두 가지 방법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경로 다각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 박사는 "그간 대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힘들었던 중국 중소기업들은 고금리의 사금융을 이용해 자금을 융통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그림자금융의 확대를 초래했고, 그림자금융의 확대는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과 통화정책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민영은행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안 박사는 "세계 경제 상황이 양호할때는 중소기업의 수출물량도 늘어나 고금리의 사금융 대출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중국의 수출 증가세도 둔화되자 중소기업이 고금리의 대출을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저장성 원저우시의 수출기업의 약 50%가 도산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손을 서둘러 손을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금융당국은 민영기업 설립에 '리스크(위험)의 자기부담'을 주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이 조항에 대한 중국 경제학자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도산 등 민영은행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 정부가 '뒷수습'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박사는 "민영은행에게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지웠다는 자체가 '민영'은행의 진정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 정부가 국영자산관리공사(AMC)를 설립해 중국 4대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줬던 것과 달리 민영은행은 위험을 스스로 예방하고, 위기 역시 스스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
안박사는 "은행이 위험에 대한 책임부담을 느끼면 대출 시 중소기업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것이고, 이는 중국 중소기업의 경영효율 향상과 체질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