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일부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3일(현지시간)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어빙 윌리엄슨 IT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ITC가 애플의 구형 제품들이 삼성전자의 3G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수입금지를 결정한 것에 대해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대통령이 ITC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삼성전자의 메모리칩 관련 소송 이후 처음이다. 프로먼 대표는 판결문에서 “미국 경제의 경쟁 여건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함께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ITC는 지난 6월 4일 애플 제품들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AT&T를 통해 공급되는 아이폰3,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3G, 아이패드2 3G 등 5개 모델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날 오바마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 조치는 무효화 됐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실망의 뜻을, 애플은 환영의 뜻을 각각 전했다. 삼성전자 측은 “ITC의 판결을 배제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ITC의 결정은 삼성전자가 그 동안 성실하게 애플과 협상해 왔다는 점을 올바르게 인식한 판결이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휴젯 애플 대변인은 “이 중요한 사안에서 혁신을 지지한 오바마 행정부에 박수를 보낸다”며 “삼성전자가 이런 식으로 특허체계를 남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ITC는 오는 9일 삼성전자 제품들에 대한 수입금지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1년 7월 ITC에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금지 요청을 신청했다. 해당제품은 갤럭시S, 갤럭시S2, 넥서스10 등 구형 제품들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