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도 시도
[뉴스핌=이영기 기자] 최대 과제인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이 서민금융과 참금융에 이어 상생금융의 기둥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서민금융과 참금융, 상생금융은 우리은행에 뿌리내린 기업문화로서 민영화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구두를 신겨주며 "성공적인 민영화를 위해 함께 끝까지 뛰어달라"고 부탁했다.
민영화를 앞두고 비용감소와 수익원 발굴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매년 1월과 7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유공자 포상과 함께 경영전략을 발표해 오고 있다. 임원과 본점 부서장과 지점장, 신입사원까지 참석하는 자리다.
지난해에도 우리은행은 같은 장소에서 16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 겸 '참금융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장은 "금융업은 타산업보다 더 많은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이 요구된다"며 "경기가 나쁘고 기업과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질수록 은행의 책임과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회적 약자위한 '서민금융'과 소비자 보호에 위한 '참금융'
지난해 8월초 우리은행은 '참금융추진팀'을 새로 만들었다. 전략부문이 아니라 민원부문인 금융소비자보호센터내에 둬 고객의 불만과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해결토록 한 것.
신설후 20일만에 참금융추진팀은 '참금융 실천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전행적으로 이를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근저당 설정비율 10% 인하, 여신업무 수수료 폐지, 전통시장 금융지원 및 자매결연 확대, 신용평가모형 평가항목 재검토 등이 그 과제로 해가 바뀌기 전에 추진 완료 보고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소리 등을 통해 발굴된 추가과제가 발표됐다. '사회적 약자 배려', '금융소비자의 편리와 이익', '참금융 문화의 확산'이 그것이다.
참금융이 우리은행에 뿌리내린 문화로서 최근 행내 인트라넷 만들어진 '참금융 실천광장'을 통한 아이디어 제공과 소통으로 그 뿌리를 튼튼히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참금융 실천이 우리은행의 영업문화로 정착됨에 따라 고객에게 보다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과제를 지속 발굴하는 것도 체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참금융에서 싹튼 것이 새희망홀씨대출 등을 포함한 서민금융에서의 추진력이다.
지난해 4272억원의 서민금융지원에 이어 우리은행은 올해 5월에는 서민금융 전담점포인 우리희망나눔센터 상계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3개 거점점포 등 전담창구 12개를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일반창구에서 상담받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점을 배려하는 이같은 노력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5월에 새희망홀씨대출 지원 1760억원의 은행권 최고 실적을 보였다.
긴급한 자금지원을 위해 '우리희망드림 소액대출', 은행권 최초 월세대출인 '우리월세안심대출'도 개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으로 실질적 도움이 돼야한다는 방침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2-3차 협력업체 담보없이 대출하는 '상생금융' 시도
서민금융 현장 찾은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
하지만 우리은행은 '상생금융'을 시도한다. 대기업이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차 3차 이하 협력업체들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4대그룹 중 한 곳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논의해 이르면 다음달에 출시도 가능해 보이는 이 '상생금융'은 우선 대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서 시작된다.
대기업에 물품을 공급한 1차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상위 협력업체에 물품을 공급한 매출채권을 근거로 대기업의 신용도를 이용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하는 것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금융권이 지원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추진단계이지만, 2-3차 협력업체들이 제2금융권 등에서 어음을 할인해 부담이 컸던 것을 대기업 신용도를 이용해 이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재무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상생금융' 모델이 확산되면 연내 최대 1조원의 금융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참금융, 서민금융의 문화를 바탕으로 이제는 '상생금융'으로 더욱 확장해 금융에 순기능을 더해가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