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모범기업과 주가는 반비례..."윤리경영에 둔감"
[뉴스핌=정경환 기자] 지배구조가 모범적이라고 꼽힌 기업들 주가는 하락하고, 나쁜 기업 주가는 상승했다.
30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3년간 지배구조모범기업으로 선정한 총 23개사(중복 허용) 가운데 선정 유효 기간 동안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13개, 상승한 기업이 10개였다. 하락 기업이 상승 기업 보다 많은 것.
특히 중복 선정된 기업을 제외하면 총 15개사 가운데 8개사(53.3%)의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2011년 지배구조모범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포스코, KT&G, 다음, KB금융,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안랩, 에스에프에이 등이다. 이 가운데 1년 동안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KT&G(16.6%), 안랩(493.3%), 에스에프에이(0.37%) 3개사 뿐이었다. 포스코(-13.6%), 다음(-22.2%), KB금융(-18.6%), 하이닉스반도체(-10.4%) 4개사는 두 자릿수 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더 늘었다. 지배구조모범기업으로 선정된 9개사 중 KB금융(-12.81%), 두산인프라코어(-41.01%), 다음(-16.08%), 삼성전기(-17.04%), S-Oil(-27.69%), 포스코켐텍(-9.28%) 6개사 주가가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에스에프에이, 코오롱생명과학 3개사가 각각 31.57%, 6.46%, 53.66%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지배구조모범기업으로 뽑힌 7개사 가운데 지난 29일 현재까지 4개사만이 주가가 올랐다. 선정일인 지난달 21일 이후 13.3% 오른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S-Oil(7.14%), 다음(7.49%) 그리고 신한지주(6.37%)의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기(-9.9%)와 KT(-1.62%) 그리고 안랩(-4.68%)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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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최근 3년 지배구조모범기업 주가 양상. |
한편,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현대글로비스, 한솔제지 등이다.
2011년 지배구조모범기업 선정일인 6월 24일 이후 지난 29일까지 삼성전자는 54.4% 올랐고, 현대차 2.7%, SK텔레콤 42.9%, 현대글로비스 13.5%, 한솔제지 52.2% 각각 상승했다. 롯데쇼핑과 만도가 각각 30.5%, 42.9% 하락한 것이 그나마 예외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지속가능경영(ESG)평가팀장은 "그 같은 주가 흐름은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도 클 것"이라며 "영국 정유업체 BP(British Petroleum)가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태 이후 급락한 주가를 회복하는데 2년 여 걸린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기업의 윤리적 경영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둔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