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기업 이익 향상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구체적인 기여도가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사로 부상했다.
실제로 연준이 기업의 이익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역으로 자산 매입을 축소했을 때의 충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양적완화(QE)가 S&P500 지수 상승에 특히 핵심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뉴엣지 USA의 로버트 반 바텐버그 시장 전략가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QE의 S&P500 지수 상승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스테로이드제가 운동선수에게 주는 영향력만큼 QE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QE가 기업 이익 증가에 기여한 부분을 산출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효과가 2009년 이후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 증가 분의 약 47%에 이르는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진단했다.
2009년 말 S&P500 기업의 분기 주당 순이익은 20달러에 못 미쳤다. 또 주당 이자비용은 4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현재 S&P500 기업의 분기 순이익은 주당 26.70달러에 이르고, 이자비용은 주당 1.50달러로 떨어졌다.
블러스킨 셰프 어소시어츠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자 비용 하락과 세금 혜택으로 S&P500 기업의 영업이익이 주당 30달러 가량 늘어났다고 판단했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07년 미국 기업의 이자비용은 2조83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1년 1조3400억달러까지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이자비용 감소가 기업 이익 증가분의 약 40%를 차지한다는 것이 월가 투자가의 판단이다. 자본 조달 비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순이익 증가 효과가 상당했다는 얘기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이 QE를 축소할 때 파장이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시장금리가 정상 수준을 회복할 때 기업의 수익성 역시 과거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와 관련, 모간 스탠리는 금리 상승이 당장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부채 부담을 미래로 분산시켰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말 기준 회사채 만기가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 집중됐으나 최근 2017년과 2018년, 2019년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금융과 유틸리티 섹터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S&P500 지수 편입 기업이 시가총액의 65%를 웃도는 부채를 보유한 만큼 금리 상스에 따른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투자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앞서 1985년 이후 연준이 긴축을 단행했을 때 S&P500 지수는 2%를 웃도는 하락을 보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