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불행한 일이다. 대화 노력 외에 방법 없다"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의 취임식이 노동조합 봉쇄에 막혀 무산됐다. 향후 취임식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행장은 22일 이날 오후 4시에 예정돼 있는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3시 45분께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나타났다.
하지만 노조원 40여명이 스크럽을 짜고 은행 본관 정문에서 이 행장의 진입을 원천 봉쇄해, 은행 안으로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
이 행장은 노사 양측의 대치 속에 5분여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측으로부터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달걀 투척이 있었지만, 달걀이 이 행장의 몸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사 양측의 대치가 있었던 22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정문 앞.[사진=노희준기자] |
이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참 불행한 일이다. 경사스러울 날에 우리 식구들끼리 이런 모습을 보이게 돼서 참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마음을 열고 계속해서 대화 노력을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대화 노력에 나서느냐', '내일도 다시 나오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 공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취임식과 관련, "(오늘은) 이제 끝난 것"이라며 "(오늘은 다시)못한다"고 말했다. 향후 취임식 일정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이 행장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건호 행장 내정 즉각 철회하라", "관치인사 이건호는 자신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취임식 저지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이 행장의 출근도 저지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