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휘은 편저 '하나가 되는 작은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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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금 세상은 글로벌 세상이라고 한다. 그 말뜻처럼 지금 세상은 한없이 넓고 거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또한 세상은 작고 작은 세상이다. 아주 작지만 소중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지구상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나라 속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로 살아가는 시대, 그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작은 세상의 소중한 이야기들은 쉽게 듣거나 찾아내기 어렵다.
'하나가 되는 작은세상 이야기(반휘은 편저·미문커뮤니케이션 출판)'는 이같은 쉽게 꺼내보기 힘든 작은 세상의 이야기들을 모아 큰 감동을 선물하는 책이다.
이 책은 동화집이다. 아프리카 가나, 중국, 스리랑카,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나라의 동화 16편을 영어와 한글로 차곡차곡 담고 있다.
하지만 예사로운 동화집이 아니다. 내용과 구성이 남다르지만 출판 동기 또한 여느 책과는 사뭇 다르다.
편저자인 반 양은 이미 7살때 '다문화 아이'라는 낯선 경험을 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해외 연수로 서부 호주에서 살게 되었는데 반 양은 당시 파란 눈을 가진 하얀 피부의 친구들 속에서 학교를 다녔던 것.
철저히 그들과 다른 '아시안'으로 살면서 지금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늘어나는 다문화 현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됐다.
부모님과 다문화 단체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피부도 언어도 다른 아이들, 그저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즐겁게 뛰노는 순수한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그리고 이내 이들이 맞닥뜨려야 할 우리 사회, 그리고 그 속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어려움의 문턱을 안타깝게 느꼈다.
만 17세의 여린 고등학생의 손으로 그 문턱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우리 문화와 다문화간 공감의 다리를 찾는 것이었다. 반 양이 내놓은 처방이자 소통의 도구는 다름아닌 동화였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가장 순수하고 낮은 눈높이인 어린이 동화의 시각으로 모아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 혜안이 꽤 돋보인다.
반 양은 20여개국 출신 부모를 둔 다문화 가정의 가족들에게서 동화를 구술로 듣거나 책자를 통해 수집했다.
이 책은 또한 영문과 한글로 동화들을 수록하고 있어 지구상 수많은 작은 세상의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12년 4월 기준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 초중고교 학생수는 4만7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벌써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다문화 사회와 글로벌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는 다문화 자녀들과 아직 그들을 안아주기엔 익숙치 않은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마찰은 잠깐의 스쳐갈 트러블이라고 해도 깊숙히 베인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또 아직은 다문화가 어색하고 낯설기조차 한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포근함을 선사한다.
반 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현재까지 여러 국가의 청소년들과 함께 테러 빈곤 환경 인권을 주제로한 다양한 국제활동을 벌여오고 있으며, 오랜 기간 다문화 가정 봉사활동으로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책은 반 양의 첫 출간이 아니다. 이미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인 지난 2008년 '나는 화성에 산다'(솔과학 출판)라는 책을 냈다. 당시 출간 즉시 큰 관심을 모으면서 전국의 많은 초등학교에서 학습 부교재로 활용됐다고 한다.
한편 이 책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천사를 쓰기도 해 눈길을 끈다.
반 양은 "이 책을 읽고 활짝 웃을 아이들을 위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면서 "조금이나마 이책이 아이들간 소통에 도움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