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산업 모두 불안정…큰 이익은 벤처투자에서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지난해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돈 많이 벌어들인 영화 중 하나였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통해 10억달러 이상을 벌었다. 같은 해 실리콘밸리 소재 동영상 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10억달러를 인정받고 팔렸다. 할리우드(영화)와 실리콘밸리(벤처), 과연 어떤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 수익을 많이 남길까.
14일 뉴욕타임스(NYT)는 비츠(Bits) 블로그에서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 모두 수많은 투자가 오가는 가운데 성공을 거둬내는 결과는 많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면서 두 산업에 대한 투자 가운데에선 단연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수익의 규모 면에선 크지만 안정성은 영화 투자에 비해선 낮다고 전했다.
스탠포드대 비즈니스 스쿨 일야 A. 스트레불라에브 교수는 "영화나 벤처 산업 모두 예측불가능하며 불안정하고, 또한 돈을 벌기에도 안정적이지 않아 이상적인 투자처는 아니라고 밝혔다.
스트라불라에브 교수는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에선 정말 성공적인 경우가 나오기 어렵다"면서 "무작위로 영화를 골라 투자하면 필패하는 것처럼 실리콘밸리에서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으로는 투자하면 거의 돈을 잃는다"고 밝혔다. 그는 두 곳에 대한 투자는 모두 대안투자로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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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폴리티코) |
NYT는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에 따르면 통상 10개 스타트업 중 9곳이 2년 안에 실패하며, 영화 제작자들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경우 10개 영화 중 7개가 개봉 후 실패를 거둔다고 전했다. 초기 투자분도 남기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10개 중 성공하는 1곳의 벤처기업은 큰 이익을 가져오며, 할리우드의 몇 안되는 성공작 역시 마찬가지다.
텀블러에 투자한 스파크 캐피탈의 파트너 비잔 사벳은 "성공적인 벤처 캐피탈은 투자한 기술 기업으로부터 세 배의 수익을 거둔다"면서 "그렇지만 벤처 캐피탈들이 행하는 스타트업 투자의 3분의 1은 손실을 보고, 3분의 1은 투자분을 남기는 정도, 나머지 3분의 1에서 수익을 내는 정도"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는 극히 적지만 성적이 눈부시다. 악셀 파트너스는 페이스북에 투자해 100배의 수익을 냈다. 이처럼 스타트업 투자는 대개 수익을 내면 수십억달러 규모에 이르지만, 영화 투자의 경우 수백만달러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영화 제작 시스템 상 극장과 박스 오피스 매출을 나눠야 하며 TV, 주문형 비디오(VOD), DVD, 라이세싱 등의 과정에서 모두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
이런 경향은 해당 분야 부자들의 자산 수준으로도 드러난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TV 드라마 'CSI' 등의 제작자로 유명한 제리 브룩하이머는 이 분야에서 아주 성공적인 경우로 개인자산은 8억5000만달러다. 반면 구글과 트위터에 투자하는 등 굵직한 벤처 투자에 나서온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바이어스의 파트너 존 도어의 자산은 28억달러에 달한다. 브룩하이머 자산의 세 배는 된다.
흥미로운 건 팬들의 수도 이런 경향을 보인다는 것.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1850만명에 달하는데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페친'은 550만명에 불과하다.
스트레불라에브 교수는 "더 크게 성공하려면 실리콘밸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할리우드에 투자하라"면서 "그러나 만약 어떻게든 투자한 이익을 꼭 남기겠다고 한다면 두 분야 모두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석유나 철강 등 다른 시장에서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