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원조 아이돌 베이비복스의 간판을 내려놓고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지도 8년째. 뮤지컬, 드라마로 종횡무진 하던 심은진이 독립영화에 발을 디뎠다.
심은진이 흥행에 목적을 둔 상업 영화가 아닌 작품성을 중요시 하는 독립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배우로 거듭난 심은진에게 영화 '콩가네' 촬영 소감을 들어봤다.
"독립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요? 저는 상업 영화가 주는 웃음과 즐거움도 좋지만, 독립영화의 '신선함'에 끌렸어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기 때문에 대중들과 함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거든요"
영화 '콩가네'는 2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아버지 장백호(김병옥)가 사라진 500만원을 찾기 위해 가족을 용의자로 지목하며 벌어지는 가족 난장 코미디다. 극중 심은진은 삼남매 중 맏이이자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지역 방송국의 대표 아나운서 장숙희를 연기했다. 장숙희는 회사와 집 안에서는 내성적이지만 남모르게 일탈을 꿈꾸는 이중인격의 소유자다.
심은진은 반전 캐릭터 '장숙희'로 변신해 묵혀왔던 연기 내공을 마음껏 펼쳤다. 낮에는 프로패셔널한 아나운서였다가 밤에는 가족도 모르게 마련한 자취방에서 화려한 화장과 춤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능청스럽게 장숙희 역할을 소화한 심은진에게 실제 성격에 대해 물었더니 웃음을 보인다.
"영화에서 동생으로 출연한 효명(서효명)이가 제가 춤추는 장면을 보고는 '언니, 딱 언니 같아. 언니다웠어'라고 말하더라고요. 베이비복스 시절부터 강한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 드려서 그런지 연예인 심은진은 (대중에게)도시적이거나 센 여자로만 보인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친구들에게 애교도 부리기도 하고 귀여운 면도 있거든요.(웃음) 그런데 직업 특성상 제 성격을 숨겼다기보다 드러내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청소년 관람 불가인 영화 '콩가네'에서 심은진은 노출 연기는 없지만 가족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장면이나 한겨울에 짧은 옷을 입고 나오는 등 힘든 부분도 잘 견뎌냈다.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원래는 9월에 촬영이 예정돼 있어서 미리 가을 의상으로 빌려놨었는데, 12월로 미뤄지게 된거에요.(웃음) 사실 자세히 보시면 다른 배우들도 가을 옷이었답니다. 촬영날 엄청 추운데다가 눈이 엄청 많이 와서 스태프들과 배우들 고생이 많았지만 그래서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로 난로도 함께 쓰고 같이 오래 있으면서 정도 많이 들고 추억도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심은진은 연기력 논란이 드물었던 가수 출신 배우다. 매번 작품에서 주연급은 아니었지만, 카메오와 조연 등으로 열연하며 배우의 발판을 다져왔다. 그는 연기 공부 선생님을 따로 두고 있진 않다. 그러나 심은진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방법을 택했다.
"저는 작품 현장에서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이든 동료든 바로 물어봐요.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가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생방송을 통해 배운)현장 상황 캐치 능력이 연기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차기작으로 JTBC 드라마 '그녀의 신화'를 선택한 심은진은 커리어우먼 구소영으로 캐스팅됐다.
“'콩가네'의 장숙희는 내숭과에 속하는 도발적인 인물이라서 촬영하면서도 재밌었어요. 드라마 '그녀의 신화'에서도 색다른 커리어우먼 연기를 준비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