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의 전방위적 정보 사찰 의혹이 끝을 모른 채 확산되고 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는 미국의 중국 주요 시설에 대한 해킹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유럽연합(EU)에 대한 도청 및 사이버공격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EU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9일 독일 시사주간지인 슈피겔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미국 내 EU 사무실은 물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를 겨냥해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 비밀문건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NSA는 워싱턴의 EU 사무실 빌딩과 뉴욕 유엔본부 주재 EU 대표부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전산망에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NSA는 브뤼셀의 EU 본부 건물도 도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보도가 전해진 이후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EU 사무실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는 주장에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EU와 미국의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 역시 "협력국가들 사이에는 스파이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유럽 협상가들의 사무실을 도청했다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우리는 대서양을 넘어선 시장 확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EU에 대한 도청 의혹으로 인해 양국간의 FTA 협상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출신의 한 유럽의회 의원은 EU가 미국과의 FTA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프랑스 정부가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