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15명 중 5명 '긍정, 6명 '부정'
[뉴스핌=우수연 기자] 뉴스핌이 28일 주요 증권사, 은행, 보험사 PB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브라질 채권의 전망에 대해 15명의 PB중 5명이 국채 투자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나머지 6명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으며 중립 의견이 2명, 기타 의견이 2명에 해당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던 브라질 국채가 이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논의로 이머징 국가 국채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브라질 국채도 크게 타격을 입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을 걱정하던 브라질 정부는 지난 4일 금융거래세 폐지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다시금 브라질 국채의 매력을 높이려는 노력에 나섰다.
다급한 브라질 정부의 유인책이 설득력을 얻어 브라질 국채가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도 뚜렷한 컨센서스를 형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 섣부른 투자 위험…헤알화 약세 + 펀더멘털 약화
해외채권에 투자하기 위한 가장 기본은 자국통화에 대한 방향성이다. 우리은행 이희수 PB는 이러한 브라질 환율에 대한 이슈를 지적했다.
이 PB는 "현재 헤알화도 하락 추세에 있고, 월드컵에 끝나면 브라질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하지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는 지난 4월 12일 달러당 1.97헤알을 기록했으나, 버냉키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시사 직후인 6월 20일에는 2.26헤알까지 치솟았다. 두달여 사이에 무려 14.7%가 상승(헤알화 가치 하락)했다는 얘기다.
2013년 브라질 헤알화 추이 <출처:Bloomberg> |
시티은행 오인아 팀장은 브라질 채권은 수익률이 아닌 헤알화 환율에 대한 투자의 관점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주장했다.
오 팀장은 "브라질은 물가상승률이 높고 자본유출로 환율이 상승하는 등 고금리 유혹에 상응하는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또다른 PB들은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 자체의 약화를 우려하며 투자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2012년 브라질 GDP성장률은 0.9% 그쳤으며, 올해 1분기 성장률도 1.9%에 머무르면서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됐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1%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극약처방을 했으나, 외국인 자금유입의 둔화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주요 신흥국의 최근 1년 자본유입 비교(2010년 대비) <출처:우리금융경영연구소> |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의 최근 12개월 월평균 포트폴리오 수지와 2010년 월평균 포트폴리오 수지를 비교해보면 브라질의 포트폴리오 수지가 가장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고재필 팀장은 브라질의 경우 원자재 위주의 산업 포트폴리오로 인해 글로벌 경기의 본격 상승이 있기 전까지는 펀더멘털의 변화가 일어나기 쉽지 않아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수입물가에 대한 통제 능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물가에 대한 우려로 채권 수익률의 한차례 추가상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동양증권 골드영업부 김수연 PB도 "브라질 경제는 내수시장보다 수출에 무게가 너무도 큰 상태라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관측했으며, 기존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동성 축소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신규투자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 브라질 국채 흥행 기대감↑…토빈세 폐지+ 월드컵 특수
매수 의견을 내놓은 PB들은 단연 브라질 국채의 토빈세 폐지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중에서도 장기투자를 권장하는 PB들은 만기보유를 통해 수익률에 대해 자유로워지고, 환변동에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브라질 정부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단기 채권투자자금에 부과하던 금융거래세를 전격 폐지했으며, 13일에는 외환 및 파생거래에 1% 적용하던 금융거래세(토빈세)마저 없앴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 이승희 팀장은 "토빈세 폐지로 브라질 국채투자 전망이 개선됐으며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 보유시 투자금리 상승과 무관하게 채권수익이 발생하고, 장기투자를 통해 누적된 이자 수익은 환율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더라도 이에 대한 손해를 상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은정 삼성생명 FP는 "종목선정에 주의하고 투자기간을 길게 잡아 환변동에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글로벌 이머징 채권시장의 불안으로 리스크가 큰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중심의 투자를 권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윤상설 부장은 토빈세 폐지에 따라 초기투자 비용이 줄어든 만큼 단기채권을 활용한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PB는 내년 6월 개최될 브라질 월드컵에 따른 '월드컵 특수'로 브라질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해외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벌이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내수시장의 시장활성화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영업부 이진영 마스터PB는 브라질 국채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 만기가 긴 국채는 리스크가 크고 할인채 같은 단기상품은 내년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고려해서라도 투자할만하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