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6개월 사이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대폭 늘린 월가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약 80억달러에 이르는 대출 채권을 증권화 해 매각,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에 채권시장에 대규모 매도 공세에 휘둘리는 등 시장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된 탓이다.
2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부터 호텔까지 다양한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신규 발행된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증권(CMBS)의 프리미엄이 벤치마크 스왑 금리 대비 120bp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2월 72p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수익률이 오른 만큼 채권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이는 곧 금융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6월 CMBS 시장의 수익률은 약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존 B 레비 앤 코의 존 레비 대표는 “연준의 출구전략 계획 발표가 아니었다면 올해 CMBS 시장은 활황을 연출했을 것”이라며 “지난 5월 벤 버냉키 의장의 자산 매입 축소 발언 이전까지 금융회사는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늘리는 데 상당히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1개월 사이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금리는 100bp 상승했다. 월가 투자은행(IB)은 CMBS에 대한 투자의견을 ‘장기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떨어뜨렸다.
JP모간의 에드 리어든 애널리스트는 “올해 CMBS가 매도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연준의 출구전략 움직임이 채권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0.4% 상승했다. 2012년 1월 최저치에서 40% 오른 상태다. S&P/케이스-쉴러에 따르면 4월 상업용 부동산은 전년 대비 12.1% 상승해 2006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회복을 보이면서 최근 CMBS 시장에 뛰어든 월가 금융회사는 연준의 행보와 이에 따른 금리 상승에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3월 UBS로부터 상업용 부동산 금융 전문가인 켄 코언을 영입했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 2011년 중단한 CMBS 사업 부문을 최근 재개했다.
한편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32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CMBS 판매 규모는 2008년 신용경색으로 금융시장이 마비됐던 당시 110억달러로 급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