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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에 막힌 여야 '콩나물국밥집 회담'

기사입력 : 2013년06월18일 11:09

최종수정 : 2013년06월18일 11:09

- 여야 대표, 근 10년만에 만났지만 성과없이 끝나

[뉴스핌=정탁윤 기자] 장맛비가 살짝 흩뿌리는 18일 아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여의도의 한 콩나물국밥집에서 만났다. 지난 5월 김한길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첫 양자회동이다. 사석에서 황 대표가 김 대표에게 "식사나 한번 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약속시간인 아침 8시에 맞춰 김 대표가 먼저 도착했고 뒤이어 황 대표도 식당으로 들어왔다. 황 대표는 평소대로 특유의 웃음기를 머금었지만, 김 대표의 얼굴은 어딘가 굳어 있었다.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른 뒤 황 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여야 대표들이 만난 것이 2004년 3월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의장께서 만난 이후 거의 10년 만에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의미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인사치레를 했다.

이에 김 대표도 "황우여 대표님과 아침 일찍 자리를 함께 하게 되어서 뜻 깊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8일 아침 서울 여의도 한 콩나물국밥집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김 대표는 인사말 말미에 황 대표 면전에서 '유감의 뜻'을 표했다. 김 대표는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오면서 마음이 가볍지 않은 것은 이미 여야가 합의했던 국정원 등 국가권력기관의 대선 개입과 관련한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과 은폐 시도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던 대로의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당으로서는 대개 허니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집권초기의 여야 협력관계의 마감을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황 대표를 압박했다. 순간 황 대표의 표정이 굳었다.

이날 두 사람 간 회동은 그걸로 끝이었다. 이미 양당 원내대표간 합의사항인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와 대선 공통공약 우선 처리를 합의했을 뿐이다. 평소 입버릇처럼 외치던 서민경제 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등 민생현안은 얘기조차 못꺼냈다.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국정조사에 관한 요구가 받아드려지지 않으면 여야의 협력관계에 심각한 고려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김 대표의 으름장에 황 대표는 "국정조사 실시에 관해 여당내부의 논의과정을 거쳐 검토하겠다"고 답하는 것으로 근 10년만의 여야 대표 회담은 마무리됐다.

이날 여야 대표의 회동장소를 사전협의하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필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식당이 전통적 민주당의 텃밭인 '전주' 콩나물국밥집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서로 정치적 생각이 다르다곤 하지만 여야가 이렇게 합의가 안될 수 있나"라며 "남은 건 빈 국밥그릇 뿐"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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