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소비자들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할인이에요. 전시장에서 차 보고 토요타로 간다고 하네요”-폭스바겐 딜러, “100만원 할인이 자동차 계약을 좌우하기도 해요”-닛산 딜러. 최근 강남 및 서초 일대 수입차 전시장 딜러들의 얘기다.
토요타 할인 공세가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 시장 구도를 변하게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달부터 할인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5월 독일차 판매량이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토요타자동차는 1314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128% 급증했다. 세자리수 판매 증가는 한국토요타가 유일하다. 토요타 간판 차종인 캠리 판매 가격을 300만원 할인한 덕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09년 10월 국내 사업을 시작한 후 최대 실적을 세우게 됐다.
같은 기간 BMW그룹코리아 등 독일차 브랜드는 일제히 떨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4.2%, 폭스바겐코리아는 11.5%, BMW그룹코리아는 2.1% 감소했다.
업계에선 토요타가 독일차와 일본차 등 일부 소비자를 끌어온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가 할인 공세를 계속할 경우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독일차 딜러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독일차와 토요타의 양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토요타가 대중적인 일본차일수록 판매 가격에 민감하다는 것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3/06/10/20130610000153_0.jpg)
토요타 할인 공세에 직격탄을 맞은 브랜드는 닛산이다. 캠리와 혼다 어코드 판매량은 증가한 반면 닛산 알티마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캠리 2.5 판매량은 707대다. 하이브리드와 3.5 차종을 합치면 889대다. 어코드 2.4는 228대로 매월 2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알티마 2.5는 135대 판매하는데 그쳤다. 올해 2월 이후 최저 판매량이다.
이달에도 캠리 300만원 할인이 가능하다. 어코드와 알티마는 100만원 할인이 전부다. 혼다 및 닛산 각 딜러 재량에 따라 50만~100만원 추가 할인을 통해 최대 200만원 할인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일본차 경쟁이 결국 ‘100만원’ 싸움이 된 형국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닛산 할인폭이 낮은 것이 판매 감소의 주 원인”이라며 “수입차 업계의 ‘쩐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장기적인 승부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캠리 독주는 이미 예고된 것이 아니냐는 게 국산차 영업 현장의 반응이다. 현대차 영업지점 관계자는 “국산차는 단 10만원 때문에 고객을 놓치는 일도 허다한데 300만원 할인은 어떻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동차의 성능, 품질 등은 가격을 앞지를 수 없다는 의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