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뉴스핌=이에라 기자] '최연소 증권사 사장' 기록을 갖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7년 연속 연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제 최장수 증권사 전문경영인(CEO)에 올랐다.
5일 한국투자증권은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호 사장의 1년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2007년 47세의 나이로 업계 최연소 CEO에 오른 데 이어 7년 연속 자리를 지킨 것이다.
지난해 전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40%나 감소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2년째 업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이에 유 사장의 연임도 유력시 돼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2499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액은 3조897억2800만원으로 32.3% 증가했다. 2년 연속 업계 1위다.
유 사장의 연임은 실적도 실적이지만 국제통'이라 불리는 글로벌 경쟁력과 소통을 위주로한 '부드러운 카리스마' 리더십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1985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유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 국제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992년 영국 런던 현지법인 부사장으로 7년간 근무했다. 1999년 메리츠증권에서 국제영업과 리서치, 파생상품, 자산운용 등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02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으로 이동했다.
유 사장이 런던법인에 근무했을 당시 하루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해 대기록을 세웠다는 일화는 아직도 여의도에서 투자가들의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 그의 영어이름 '제임스(James)'에 '전설'이 붙은 것도 이때 부터다.
'전설의 제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카리스마 못지 않게 배려심 많고 부드러운 성격 역시 갖추고 있다는 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는 '행복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아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지만 직원들과 전자우편을 통해 일일이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매 분기마다 최우수 지점에 대한 시상을 직접 하기 위해 전국 지점을 방문하기도 한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며 사기를 진작시키겠다는 의지다.
또한 유 사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요리에 대한 관심도 깊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학원을 다니며 배운 케밥, 라자냐 등의 솜씨는 수준급 이상이다.
유 사장은 취임 이후 한국투자증권을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을 위해 앞장서왔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인도차이나 허브, 중국ㆍ홍콩을 중심으로 한 그레이트 차이나 허브, 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가 주축인 아세안 허브, 동유럽ㆍ러시아의 그레이트 러시아 허브 등 한국과 4개 금융허브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해외진출 방안을 마련했다.
그가 가진 글로벌 경쟁력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2015년 '아시아 톱5 투자은행 진입'이란 목표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