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출구전략 우려..."아세안 증시 급락 없을 것" 의견도
<자료: 제로인 제공> 단위: % |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일본 증시와 일부 아세안 국가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환매 타이밍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일시적인 조정이라면 투자를 계속하겠지만 침체의 시작이라면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 되면 이머징 시장에 유입됐던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급등했던 아세안 증시가 갑작스럽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아세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46%를 기록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성과인 1.18%를 10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1년 수익률도 34%로 일본펀드(48.65%) 다음으로 높은 성과를 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지난 몇년간 강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태국과 베트남 주식시장은 지난해 저점 대비 50% 가까이 급등했고 인도네시아 증시는 3년간 80% 이상 뛰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QE) 조기 종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최근 주춤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채권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 이머징 마켓에서 달러와 엔화가 빠져나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글로벌시장 자금 흐름을 보면 이머징 마켓 펀드에서 13억6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6~7월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QE가 축소된다고 하면 제일 처음 충격을 받을 곳은 이머징이 될 것"이라며 "유동성의 힘으로 오른 아세안의 경우 하반기 거품이 다소 빠지며 주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아세안 증시는 싸다는 점과 높은 경제 성장 전망,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로 상승세가 계속됐다"며 "그러나 이제 일정 부분 성장 프리미엄이 반영되며 매력도가 예전보다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아세안 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적인 내수가 장기 성장 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정민 연구원은 "내수 비중이 높은 아세안 시장은 리틀 중국으로 봐야 한다"며 "아세안 증시에 유입된 FDI는 큰 폭으로 감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보면 유망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증시가 주춤한다고 해도 금융위기 때처럼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은 "아세안 시장은 자체 수요 기반이라는 강점이 있어 다른 이머징 시장 대비 더 오르고 있다"며 "다른 이머징 국가들보다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황 부부장은 이어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 현 시점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것도 괜찮다"며 "신규 투자자들은 가입 보다는 관망하면서 향후 투자 대상을 더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