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미국 국채시장이 장중 큰 폭으로 등락했다.
유로존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bp 하락한 2.12%에 거래됐다. 장중 수익률은 2.187%까지 오른 뒤 2.078%까지 가파르게 하락했으나 낙폭을 대폭 좁혔다.
30년물 수익률도 2bp 떨어진 3.26%를 나타냈고, 5년물 수익률은 1bp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4월 건설지출이 전월에 비해 0.4% 증가한 860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증가 폭이 시장의 전망치인 1.0%에 못 미쳤다.
제조업 지표도 실망스러웠다.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를 기록했다. 이는 4년래 최저치로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꺾어 놓았다.
경제 지표 부진은 안전자산인 국채 매수 심리를 자극했지만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이 복병으로 작용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오는 여름부터 QE를 축소해 연말까지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향후 3개월에 걸쳐 자산 매입을 줄인 뒤 연말 종료할 것이라는 얘기다.
애틀란타 연준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 역시 “향후 수개월 이내에 QE 축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 제조업 지표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자산 매입을 줄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뿐 아니라 독일 국채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bp 오른 1.52%에 거래됐다. 장중 수익률은 1.57%까지 상승해 지난 2월2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선라이즈 브로커스의 장루카 지글리오 디렉터는 “연준이 자산 매입을 줄이면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독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유로존 전역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연준 정책자들의 QE 축소 발언은 커다란 악재”라며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2.08~2.23%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6bp 오른 4.48%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은 1bp 내린 4.11%에 마감했다.
RIA 캐피탈 마켓의 닉 스태멘코빅 채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주변국 국채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