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김선엽 기자]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채권단에 ㈜STX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은행이 강 회장의 ㈜STX 지분을 처분하기로 하면서 경영권 유지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STX의 현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주회사 체제 유지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단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구심점을 갖고 계열사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조직 재편 작업을 보다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며 “자회사 및 주요자산 매각 등의 작업이 모두 이루어진 후 지주회사의 존속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우리은행이 담보로 갖고 있는 (주)STX 지분을 처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STX 주식의 전량 처분 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에 STX 지분 매각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했고 금감원은 '팔아도 문제 될 게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우리은행에 ㈜STX 주식 653만주(지분율 10.8%)를 담보로 맡기고 STX의 모회사 격인 포스텍의 자금을 빌린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이런 움직임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와 STX조선해양ㆍ중공업ㆍ엔진 등에 대한 감자와 출자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개인회사인 포스텍과 지주사인 (주)STX를 통한 강 회장의 STX그룹 지배력은 크게 약화되고, 주요 계열사들도 뿔뿔히 흩어질 수밖에 없다. STX그룹은 포스텍→㈜STX→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면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과 협의는 물론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희생도 각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