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위촉장 수여…"국민과 정부 간 가교 역할" 당부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청와대에서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대로 진단하고 진단하고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현 시점에서 가장 긴요한 정부 정책과 중장기적인 경제 정책 방향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이 여러분의 가장 큰 역할"이라며 "현장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서 정부에 전달하는 일도 해 주셔야 하고, 잘못 알려진 정책이 있으면 이를 제대로 알리고 바로잡아 주는 국민과 정부 사이의 가교역할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부의장으로 임명된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해 30명의 민간자문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거시금융(7명) ▲창조경제(8명) ▲민생경제(7명) ▲공정경제(7명) 4개 분과로 구성된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들에게 구체적인 주문도 곁들였다.
먼저 "거시금융분과는 엔저와 미국의 양적완화,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필요한지 논의해주셨으면 한다"며 "남북관계 변화와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 등 중장기적인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위험요인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안도 개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창조경제 분과에 대해선 "경제부흥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위해서 창조경제 구현은 반드시 달성을 해야 될 과제인데 창조경제 분과에서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과제들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점검ㆍ평가하고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기탄없이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다"며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히 혁신하고, R&D 확대와 창의적 인재 양성, 선순환 자금 생태계 조성 등에 창조경제 인프라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등 IT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 투자 확대와 에너지 수요 억제 방안에도 관심을 가지고 자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공정경제 분과와 관련해선 "창조경제가 제대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받고 누구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공정경제분과 위원님들은 지금의 불공정 관행은 물론이고 그런 관행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요인들을 분석해서 개선방안을 찾는데 주력해 주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민생경제 분과에 대해선 "국민행복기금과 하우스 푸어 대책, 부동산 대책 등은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핵심 과제들인데 민생경제분과가 중심이 돼서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애로사항과 대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날 첫 회의를 가진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따라 설치된 자문기구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부의장 1명과 30명 이내의 민간위촉위원, 5명의 당연직 위원, 중앙행정기관 및 출연연구기관장 등의 지명위원으로 구성된다.
박근혜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거시금융 ▲창조경제 ▲민생경제 ▲공정경제 4개 분과로 구성됐다. 거시금융분과는 경제정책 전반, 창조경제분과는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기술, 민생경제분과는 복지, 공정경제분과는 경제민주화를 담당한다. 전체회의는 분기별로 한번씩 열리며 매월 분과별 활동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단순히 정부정책에 대한 수동적 자문기능을 넘어 국가정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경제상황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정부정책의 보완방안 등을 제시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경륜을 갖춘 원로급 이외에도 분야별로 젊고 국제적 감각이 있는 전문가를 자문위원에 균형있게 포함시켰다"며 "정·관계는 물론 학계·기업계·언론계 등 각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함께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인물을 위촉해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보좌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에서 참여하는 당연직 위원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조원동 경제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이다.
청와대는 지난 정부에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가 있었지만 모두 폐지됐다며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경제분야에서는 유일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고 설명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속위원회가 너무 많아서 내부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 국민경제자문위원회의 역할이 적었다"며 "이번에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분과별로 구성을 한 만큼 국정과제 수행에 있어 대통령이 전문가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헌법상 최상위 대통령자문기구에 걸맞게 사실상 국민경제에 관한 유일한 대통령자문기구의 기능을 할 것"이라며 "경제부흥을 위한 핵심 국정과제와 연계해 사실상 경제분야의 국정과제를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위원회'로서 역할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29일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회의에서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운영방향'과 KDI·삼성경제연구소·골드만삭스·맥킨지 등 4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 등이 논의된다.
운영방향으로는 ▲정부정책에 대한 평가 및 국내외 미래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미래의제 발굴 ▲창조경제의 성공적 실현 선도 ▲국민·시장과의 원활한 소통 추진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겠다고 보고됐다.
4개 국내외 국책·민간연구기관은 이날 발표할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주요 선진국의 정책대응,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지속 등에 힘 입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다만 선진국의 양적완화 종료가능성, 엔저의 부정적 영향 등 대내외 위험요인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요소투입중심 성장의 한계와 인구구조 고령화, 대기업 성장과 고용효과의 약화,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 저부가가치 위주의 서비스 산업구조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둔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