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맥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로컬및 수입산 맥주 업체 모두가 대대적인 할인 판촉전에 나서면서 가격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28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베이징(北京) 시내에 위치한 월마트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 예년엔 6월에 시작됐던 맥주 판촉 행사가 5월부터 시작됐으며 10~20%가량 할인했던 제품을 올해엔 40~50%나 할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중국 맥주 업계의 매출 성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데다,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맥주 업체들이 판촉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맥주 업계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1% 증가한 4905만3000t으로 매출 성장률이 10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2011년 8%의 매출 성장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맥주 누적 생산량이 1044만2700kL(킬로리터)로 전년 동기대비 16.2%가 늘긴했지만, 중국 경제 둔화 및 기상 여건 등의 요인으로 2013년 중국 맥주 업계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란 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중국산 맥주 업체들 뿐만 아니라 칼스버그, 산토리, 버드와이저 등 외국 업체들도 잇따라 2위안(약 368원)짜리 저가 캔맥주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 중터우(中投ㆍCIC 중국투자공사)의 젠아이화(簡愛華)연구원은 "중국 맥주 시장 5위권안에 드는 업체들간에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맥주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20%와 16%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화룬(華潤)맥주와 칭다오(青島) 맥주를 비롯해 버드와이저와 옌징(燕京)맥주, 칼스버그의 시장점유율도 각각 12%, 11%, 10%로 매우 근소한 차이라 이를 뒤집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체들간의 불꽃튀는 가격 경쟁으로 5월달 칭다오 맥주의 중국 전체 평균가격이 3.63위안으로 지난달보다 0.22위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하락폭은 5.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가격 경쟁이 단기간내에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며, 맥주 업체들이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더라도 가격을 인상하기 보단 생산량을 늘려 비용 상승에 대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맥주 업계가 제품과 경쟁 수단이 비슷하고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탓에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낮다며, 무분별한 판촉 경쟁과 마케팅 루트 독점을 통해 시장 점유율만 끌어올리려는 부당경쟁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맥주 업체들이 판촉 경쟁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상장사 판촉비 랭킹 중 칭다오 맥주가 15억5200만 위안(약 285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각각 2위와 3위에 오른 전자회사 선캉자(深康佳)와 부동산 업체인 중헝그룹(中恒集團)의 판촉비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판촉비로 각각 5억3600만 위안, 4억8100만 위안을 투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