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낙관론 對 신중론' 엇갈려
[뉴스핌=정경환 기자] 연일 랠리를 이어가던 일본 증시가 급락하자 일본으로 몰렸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한국 증시로 향할 것인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는 물론 다른 이머징 증시에 비해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 온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주역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이에 대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엔저 정책에 있어 속도를 조절하게 되면 우리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지수는 연초 이후 40% 이상, 엔저가 본격화된 작년 10월 이후 60% 이상 기록적인 상승을 이어오다 지난 23일 7.3% 급락했다. 장 중 고점 대비로는 9.1% 떨어져 랠리에 적신호가 발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에 대해 "일본 증시의 급락은 일본정부로 하여금 더 이상 과도한 엔저 정책을 추진하게 어렵게 했으며, 최소한 속도 조절에 나서게 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가파르게 진행되던 엔저 추세가 잠잠해지면 이로 인해 악영향을 받았던 한국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부장은 "우려가 해소되면 하반기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치는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바탕으로 제고될 수 있다"며 "외국인 역시 한국 시장을 재조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로 촉발된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일본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일정 부분이나마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의 움직임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일본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23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4억원으로 순매도 규모를 축소한 데 이어 24일에도 852억원 순매도에 머물렀다. 이날은 374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증시 조정에 따른 외국계 자금의 재유입 및 엔저 속도 조절 시그널 등을 한국 증시 악재들의 완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임수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단기성 자금 중에 상당 부분은 한국 증시에서 일본 증시로 옮겨간 것으로 판단되기에 일본 증시의 모멘텀이 둔화된다면 일본으로의 자금 유입 강도 역시 약화될 것이고, 이는 한국 증시의 수급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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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 증시의 급락만을 놓고 우리 증시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단기간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한국 시장만의 차별화 요인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강현철 팀장은 "G2 경제의 회복세가 안정적이라고 아직 단정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간 내 위험자산 선호(Risk-on) 심리가 크게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일본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나면 한국에도 좋을 것이 없다"며 "일례로 한국으로의 펀드 플로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지만 한국 자체의 매력보다는 남의 덕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차별화 요인이 강화되지 않는 한, 계속 남의 덕을 보는 것이 빠르다"며 "다만,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 끝나가는 것은 한국만의 기대요인이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