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종목

속보

더보기

[중국 100대 상장기업 분석] ⑥ 하이얼그룹(海爾·HAIER)

기사입력 : 2013년05월24일 16:36

최종수정 : 2014년06월20일 16:27

[뉴스핌=조윤선 기자]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프론티어

최근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을 비롯한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하이얼은 중국 기업 해외진출을 최일선에서 이끄는 가장 바람직한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이얼은 중국이 WTO(세계 무역기구)에 가입한 2000년대 초부터 과감한 해외진출 전략을 펼쳐왔으며 지난 2004년에는 아테네 올림픽 후원업체로 참여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브랜드를 알려왔다. 

중국 국내외 매체들은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외국 업체들이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에 긴장하고 있는 한편 중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해외 시장 개척을 원하고 있다”며 “하이얼과 화웨이(華為)가 중국 저우추취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도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이얼 대형 가전제품은 2012년 세계 시장 점유율 8.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하이얼은 지난 2009년 세계 시장 점유율 5.1%로 세계 백색 가전 판매 1위 자리에 오른 후 4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012년 하이얼 가전제품의 품목별 세계시장 점유율은 아이스박스가 19%로 가장 높았고 냉장고와 와인냉장고가 각각 15%, 세탁기가 12%로 나타났다. 중국 국내 시장에서도 세탁기와 냉장고가 각각 31%와 28%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이얼은 2001년 이탈리아의 멘게티스파사의 냉장고 공장을 인수,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해외 진출과 해외 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에 에어컨을 공급한 경험을 살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공식 백색가전 스폰서로 활약하면서 세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일본 산요(三洋 Sanyo)전기주식회사의 상용세탁기 및 가전 냉장고 사업, 동남아 4개국 백색가전 판매 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2012년 뉴질랜드 가전회사 피셔 앤 페이켈(Fisher&Paykel)을 564만 달러(약 63억원)에 인수하며 해외M&A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구축과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렇듯 지난 2009년부터 하이얼을 비롯한 메이더(美的), TCL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대거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해외M&A는 이미 중국 가전업계의 시대적 트렌드가 됐다. 

하이얼 그룹 관계자는 “피셔 앤 페이켈을 인수한 이유는 해외 시장 확장과 글로벌 경영 가속화를 위해서”라며 “업계의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드시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계  '1호 다국적 기업'

하이얼 그룹은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29개의 제조 공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 칭다오를 비롯해 일본, 미국, 독일, 뉴질랜드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국 시장의 주요 판매 거점인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유럽 시장의 주요 판매 루트인 까르프와 케사를 포함, 세계 160개국에 14만여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영에 주력해온 덕에 하이얼은 지금 세계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중국계 기업및 중국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하이얼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중국 가전 유럽시장 연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인 응답자의 73%가 ‘중국 가전 업계 하면 가장 먼저 하이얼을 떠올린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얼은 지난 2004년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내년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는 하이얼은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해 향후 5년 안에 생활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와 함께 한국 가전 '빅4'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 동안 TV제품에 치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분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해 한국에서 명실상부한 종합 가전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하이얼은 또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은 2012년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수한 IT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몐몐(楊綿綿) 하이얼 그룹 총재는 “칭다오에는 3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중국의 어느 지역보다 한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이번 MOU를 계기로 상호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올해 초 하이얼이 한국의 동양매직 가전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인수비용 대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인수 계획을 일단 원점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 술은 새부대에, 새 사령탑 신경영 관심

최근 하이얼 그룹에서는 지난 30여년간 하이얼 그룹을 이끌어왔던 양몐몐 총재가 퇴진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72세의 양몐몐 총재는 하이얼 그룹의 회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장루이민(張瑞敏)과 함께 하이얼을 굴지의 가전 업체로 키워낸 핵심 창립자 중 한 명이다. 양 총재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중국 여성 기업가로 화려한 족적을 남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칭다오하이얼 전 총재 양몐몐(楊綿綿 왼쪽), 량하이산(梁海山) 신임 칭다오하이얼 총재.


양몐몐 총재에 이어 하이얼 그룹 부총재를 역임했던 량하이산(梁海山 47)과 저우윈제(周雲傑 46)가 각각 칭다오하이얼(青島海爾)과 하이얼전기(海爾電器)의 총재에 오르면서 하이얼은 2세대 경영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이로써 작년 거리전기(格力電器)와 메이더 그룹에 이어 하이얼 그룹까지 중국 3대 가전업체가 경영진 세대 교체를 모두 마무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서 해외 시장으로의 본격 경쟁에 나선 중국 백색 가전 업체들이 더욱더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던 시대에서 브랜드를 수출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향후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가전 브랜드로서의 입지 구축이 이들 2세대 경영진들의 최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얼 그룹은 모회사인 칭다오하이얼과 자회사인 하이얼전기로 분류되며 각각 중국 본토 A주 증시와 홍콩 H주 증시에 상장돼 있다. 

칭다오하이얼은 주로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을 비롯한 에어컨 업무, 하이얼전기는 주로 세탁기와 온수기 생산을 포함해 '르르순(日日順)'이라는 농촌 시장을 겨냥해 설립된 하이얼 산하의 가전 제품 판매 체인점을 운영하는 등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얼전기는 하이얼 그룹이 모바일 전화 업체인 홍콩 CCT 텔레콤(香港中建電訊集團有限公司) 인수를 통해  2005년에 홍콩 증시에 우회상장한 회사로 당시 사명을 기존의 하이얼CCT(海爾中建)에서 하이얼전기그룹으로 변경하고 핸드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모 회사인 칭다오하이얼은 1993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수익전망과 성장성 뛰어난 '추천주' 

작년 전반적으로 다소 침체됐던 중국 가전업계가 올해 1분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하이얼의 영업 실적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2년 칭다오하이얼의 영업 수입은 798억5700만 위안, 순수익은 32억6900만 위안으로 각각 전년보다 8.13%, 21.54%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엔 2012년보다 10%늘어난 205억4800만 위안의 영업 수입을 올렸으며, 순수익도 2012년 대비 16.2%가 증가한 7억2100만 위안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이얼전기는 2012년 전년보다 11% 증가한 556억1500만 위안의 영업 수입을 올렸으며, 순수익은 16억9500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20.4%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 수입 141억6100만 위안, 순수익 3억9600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각각 14%, 25% 늘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 증권사 애널들은 하이얼 그룹이 올해 1분기 세탁기와 에어컨 등 주요 품목의 매출에서 전년보다 10%이상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하이얼 그룹은 특히 주력 상품인 냉장고 매출이 올해 1,2월 다소 하락세를 보이다 3월부터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올 한해 성장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애널들은 또 2013년과 2014년 칭다오하이얼의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1.43위안, 1.62위안, 2013년 주가 수익률(PER)은 9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안정적인 경영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분석, 칭다오하이얼을 매입 종목으로 추천하고 있다.

현재 칭다오하이얼의 중국 본토 A주 주가는 12.91위안, 하이얼전기의 홍콩 H주 주가는 13.54홍콩달러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칭다오하이얼의 시가 총액은 348억 위안(약 6조3900억원), 하이얼전기의 홍콩 H주 시가는 344억 홍콩달러(약 4조9900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엔비디아 주요 고객, 블랙웰 주문 연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의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부문, 알파벳의 구글, 메타플랫폼스 등 소위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은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랙의 일부 주문을 줄였다. 하이퍼 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인포메이션은 이들 기업이 100억 달러어치의 블랙웰 랙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블랙웰 [사진=블룸버그] 이들 기업이 블랙웰 주문을 연기하는 것은 출고 초기 발견된 과열과 작은 결함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포메이션은 일부 고객사들이 차후 버전을 기다리거나 엔비디아의 기존 AI 칩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시설에 최소 5만 개의 블랙웰 칩을 탑재한 AI 가속기 GB200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문 지연이 발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협력사인 오픈AI는 엔비디아의 기존 세대 칩인 '후퍼(Hooper)'를 탑재한 가속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4분기 블랙웰 매출이 기존 목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54분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2.69% 내린 132.25달러를 가리켰다. mj72284@newspim.com 2025-01-14 00: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