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정책 지속" VS. 의사록 "조건부 개시"
- 벤 버냉키 "이른 긴축시 경제에 리스크"
- FOMC서 일부 위원들 "6월부터 QE 축소해야"
- 시장 전문가들, 여름? 가을? 시기 추측나서
- 미국 4월 기존주택판매, 3년여래 최대치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1% 가까운 하락으로 돌아섰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뒤 상승 흐름을 보이던 시장은 이후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등을 계기로 급격히 위축되는 혼란을 겪었다.
고용시장의 개선이 확실히 나타나기 이전까지 섣부른 출구전략은 경제에 리스크를 안길 것이라던 버냉키의 발언 뒤에 수개월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여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52%, 80.02포인트 하락한 1만 5307.56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0.83%, 13.81포인트 떨어진 1655.35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11%, 38.82포인트까지 낙폭을 키우며 3463.3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벤 버냉키 의장은 미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참석, 현행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시사했다. 고용시장이 일부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취약한 수준인 데다가 섣부른 조기 긴축정책은 경제성장에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버냉키 의장은 "올해 경제성장이 완만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실업률 역시 7.5%까지 하락했지만 건강한 경제에 부합하는 수준까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높은 세금과 정책의 지출 삭감은 올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만일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전환할 경우 시중금리가 일시 상승 가능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경제회복을 둔화시키거나 중단시키는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개선세를 유지할 경우 향후 수개월 안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규모 축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아직까지 이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린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시작으로 오후 공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출구전략에 대해 보다 강하게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전환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충분히 강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흐름이 확인된다면 이르면 6월 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한명의 위원은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어떠한 변화를 어느 시기에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축소 가능성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는 "향후 수개월내에 QE의 축소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아마도 9월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테라 파이낸셜그룹의 브라이언 진드류 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작하게 되면 시장이 조정을 보일 것이라며 이후 6개월 여 후에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3년여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주택시장에 꾸준한 개선이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4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보다 0.6% 증가한 497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다만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망치인 499만건은 소폭 하회했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개선은 낮은 수준의 금리와 고용시장의 신뢰 회복 등에 따라 수요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온전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견고한 기반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S&P 하위섹터들은 모두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유틸리티주, 원자재주, 그리고 에너지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