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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화끈한 1인 액션을 선보이는 제라드 버틀러 |
[뉴스핌=김세혁 기자]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백악관 최후의 날'은 세계 최강 미국을 상징하는 백악관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액션 영화다.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가 남한 특사 경호를 가장해 백악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스크린을 강렬하게 뒤흔든다.
영화는 처음부터 화끈하다. 강하고 고결한 미국의 상징 백악관이 테러리스트의 총격과 미사일포에 처참하게 불타고 부서진다. 대형수송기 한 대가 미국 본토의 심장을 대담하게 공격하는 신에서부터 몰입도가 크게 올라간다. 대통령(아론 에크하트)을 지키려는 요원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지고 급기야 대통령이 인질로 잡히는 최악의 상황이 긴박하게 이어진다. 이 모든 과정이 영화 전반에 모두 벌어지면서 객석의 심박수를 엄청나게 끌어올린다. 처음부터 액션으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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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짱이다"…영화는 중반 이후 대통령 경호원 배닝(제라드 버틀러·왼쪽)의 1인 액션으로 흘러간다. |
영화는 대통령 경호원 배닝(제라드 버틀러)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배닝은 대통령을 제1선에서 경호하는 특급요원이다. 제라드 버트러는 당대를 대표하는 흥행배우다. 그가 출연한 영화라면 믿고 보는 팬이 많다. '300'에서 관객은 그의 엄청난 존재감을 이미 경험했다. 제라드 버틀러의 팬이라면 이 영화는 일단 믿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거부감. 더구나 이 영화는 이런 류의 첨단을 달린다. 혈혈단신으로 미국을 구해내는 배닝의 활약은 액션쾌감을 주는 동시에 닭살이 돋게 만든다. 상처 입은 미국이 아픔을 딛고 다시 시작한다는 설정도 진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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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대장 '강'을 열연한 릭 윤(가운데). 더빙같은 뻣뻣한 한국어 대사가 아쉬움을 남긴다. |
더구나 아쉬운 점은 한국어 더빙이 내내 귀에 거슬린다는 것. 릭 윤을 비롯한 극중 테러리스트들이 구사하는 한국어는 하나같이 뻣뻣한 TTS(text to speech)를 연상케 한다. 구성 자체는 괜찮은 영화인데, 왜 이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배우들이 한국어를 구사할 때마다 몰입이 딱딱 끊긴다. 서극 감독의 '칠검'에서 액션스타 전쯔단(견자단)이 우리 말을 구사할 때 느꼈던 아찔함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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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처참하게 부서지는 백악관 |
이 영화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같은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통큰 재난영화의 거장 에머리히 감독은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작은)액션이라고 이미 밝혔다. 이런 점에서 두 영화는 좋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두 작품의 주인공이 맡은 역할이나 대통령이 수난을 당하는 설정도 판박이다. 제라드 버틀러와 채닝 테이텀이 각각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가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