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 선물이 7일 연속 하락했다. 낙폭은 109달러에 달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 데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금값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17일(현지시간) 금 선물 6월 인도분은 22.20달러 떨어진 온스당 1364.70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에 대한 매력이 꺾이면서 최근 7거래일 사이 금값은 109달러 떨어졌다.
무엇보다 달러와 주가 상승이 금 선물에 가장 커다란 악재로 꼽힌다.
CPM 그룹의 카를로스 산체즈 자산운용 디렉터는 “최근 한 주 동안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데 따라 금값이 하락했다”며 “달러화 상승이 금속 상품에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개선도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데 힘을 실었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가 0.6% 상승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 0.2% 하락한 선행지수는 시장 예상치보다 강하게 상승 반전하며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83.7을 기록해 전월 76.4에서 크게 뛰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7.9를 상회하는 동시에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표가 강한 회복 신호를 보낸 데다 전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축소할 가능성을 언급한 파장으로 달러화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값이 브레이크 없는 내림세를 보인 데 따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 역시 최근 한 주 동안 6% 급락했다. 2분기 이후 낙폭은 1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클레이스는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금 현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지만 ETF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루고 있어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ETF의 자금 유출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 금에 대한 약세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1년 이내에 금값이 1100달러까지 떨어지고 5년 이내에 1000달러 아래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릭 데버렐 상품 리서치 헤드는 “금이 앞으로 더 큰 폭이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헤지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금 매입 근거가 모두 설득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주요 금속 선물이 동반 하락했다. 은 선물 7월 인도분이 31센트 떨어진 온스당 22.35달러에 거래됐고, 백금 7월물이 17.60달러 하락한 온스당 1468달러를 나타냈다.
팔라듐 6월물이 50센트 내린 온스당 740.25달러를 나타냈고, 전기동 7월물이 3센트 소폭 상승한 파운드당 3.32달러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