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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원의 아부다비] 개성공단 정상화는 어떤 형태로?

기사입력 : 2013년05월07일 09:16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9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마지막 일곱 사람들, 아니 정치적 인질이라고 보아야 할 실무진이 돌아왔다. 국민들은 혹시나 그들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기대했었지만 정부 발표를 보면 그냥 돈만 주고 온 모양이다. 

KT 직원 둘 빼고 나머지 다섯 사람이 123개 기업들의 임금과 세금, 그리고 통신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금전적 요구를 어떻게 합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돈만 주고 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임금과 세금을 요구했다면 그들이 생산한 물품과 원자재는 돌려주어야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자기 가게에 들어온 손님은 서비스를 어떻게 받았든 간에 무조건 부르는 요금을 내놓으라는 깡패와 뭐가 다른가? 

3주가 넘도록 실질적인 억류 상태였지만 그 동안 의미 있는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개성 공업단지를 폐쇄하기는 싫었을 것이다. 개성공단이 마치 남한에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하여 그 동안 말도 안된 주장을 해 왔었다. 

그러면서 연평도 폭격이나 천안함 폭침 같은 사태에도 문은 닫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별 특별한 일이 없는데 출입을 막았다? 실질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에 북한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인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정상화의 주도권, 아니 그 것을 넘어서서 남북한 협상의 주도권이 이제 남한으로 넘어온 것이다.

북한이 핵을 주제로 한국, 중국 및 미국을 상대로 협상했을 때, 우리는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장기나 체스 게임을 한다고 믿었고 북한은 포커게임을 했다. 내 패는 보여 주지 않은 체 남의 패는 실컷 들여다 보며 즐긴 것이다. 그리고 게임 도중 간간이 한국에서 주는 엄청난 간식(경제 지원 및 보상)도 받아 먹었다. 

이젠 그런 게임을 더 이상 할 바보는 전세계에 남아 있지 않다. 얼마나 북한이 믿지 못할 국가였던가를 당사자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이 그나마 남아 있던 협박용 담보 물건이었다고나 할까? 북한으로 보면 그 중요한 담보가 사라진 것이다.

개성 정상화의 주도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북한의 숨겨진 카드는 남아 있지 않다. 그래도 북한이 할 수 있는 억지 주장과 꼼수는 남아 있다고 본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사라진 인질들의 아픔을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어느 날 갑자기 개성기업들이 들어와 과거처럼 조업해도 좋다고 발표하면 어떻게 되는가? 123개 기업들은 환호성 치며 좋아할 것이다. 다시 과거처럼 일 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당장 개성으로 가려 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입장은 어떨까?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그냥 없던 것으로 하자고 할 수 없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버릴 수 없을 것이다. 조건을 내 걸 수 밖에 없다.  남북한 신뢰프로세스가 그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확답을 달라는 조건이다. 그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여러 가지 조건들을 제시할 것이다. 개성 문제만이 아니다. 핵 문제까지 같이 하려고 할 확률이 높다. 결국 개성 문제가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이 쓰려는 꼼수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들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자본주의 하에서의 기업생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기업의 종류와 업무 형태를 분석해 보았을 때, 과연 두 달 이상 기업활동 없이 현실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의구심이 난다. 

반년이 지나도 북한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간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큰 오산이다. 단지 일부 기업들이 고맙다고 반응할 수 있는 이유가 굳이 남아 있다면, 정부로부터 지원이나 보상을 충분히 받고 나서 새로운 위험을 감안하여 과거 영업권을 주장하면서 다시 들어 가겠다고 억지 부릴 수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또다시 위험한 일에 쓰게 할 수는 없다. 국가 안보에 안전장치 없이 예상하기 힘든 북한의 위험요소를 첨가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자고 해도 우리 정부는 다음 조건 중 적어도 3~4 가지를 북한이 수용해야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다시는 어떠한 정치적 이유로도 우리 기업들의 개성공단 출입을 막을 수 없다, 둘째, 현재 기업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셋째, 북한이 공급하는 인력의 수급 문제를 북한이 멋대로 결정하지 않고 기업의 동의를 구해야 하며, 넷째, 노동자 각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등 임금을 지급할 권리를 기업에 부여할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다섯째는 개성공단에서 향후 발생하는 분쟁은 북한의 개성 총국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합의 기구를 설립하여 조정한다 등이다. 

과연 북한이 위에 열거한 조건들을 받아 들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조건을 받아 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개성 공단을 다시 열기 힘들 뿐 아니라 그들의 인질 놀음에 놀아날 이유도 없다. 

신뢰할 수 없는 상대와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괜히 생트집이나 잡힐 대화는 해서도 안 된다. 이제 KT 직원들이 철수하여 개성을 통한 연락선은 막혔다. 

군사 통신 선이 되든 지상파를 통한 언론 대리전이든 대화의 방법론이 아닌 실질적인 대화가 될 수 있는 신뢰를 북한은 반드시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혼자 고립되는 길만이 남을 뿐이다.

*'아부다비'는 "아부하는 자, 다 비참하리니"의 줄임말로 필자가 권력에 빌붙어 아양떨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미이다.
 
*남종원 교수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J.P. Morgan 홍콩주재 한국 사무소장
-Goldman Sachs 홍콩주재 한국 대표 겸 사무소장
-메릴린치 한국대표 겸 서울지점장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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