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 이어 예한솔저축銀 우선협상대상자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가 예한솔 가교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두번째 저축은행을 품에 안을 경우 득실이 관심사다.
7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한솔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이 뽑혔다. 예보는 KB금융과 세부협상을 거쳐 이달 중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상반기 중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을 거쳐 최종 거래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
KB금융이 예한솔저축은행을 품에 안게 되면 두번째 저축은행을 끌어안게 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2011년 9월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해 1월부터 KB저축은행으로 탈바꿈시켜 10번째 계열사로 운영하고 있다.
일단 KB저축은행은 수익성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저축은행에 따르면,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으로 지난해 상반기 2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후 하반기에는 손실이 10배 이상 불어나 291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올해 1~3월(2012회계연도 3분기)는 5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영업 재개 후 누적 손실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총자산 역시 지난해 6월말, 12월말, 올해 3월말 현재 9221억원→6502억원→642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건전성 지표인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을 의미하는 BIS비율이 16.5%→17.8%→ 18.11%로 상승하면서 법규상 요구되는 비율인 5%를 3배 이상 초과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하지만 이는 저축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인 행태로 임한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 총여신을 보면 4092억원→4243억원→4370억원으로 그다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은행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BIS비율이 높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산이 성장하고 순익이 늘어나야 하는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저축은행이 순이익을 내기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저축은행 영업환경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저성장, 저금리 속에 은행권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저축은행 영업활성화 차원에서 강조된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도 활발치 못하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연계 대출을 위한 시스템은 다 해 놓았다"면서도 "은행에서 서민금융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고객) 대상까지 은행에서 취급해 (저축은행이) 활성화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KB금융 내부에서는 "저축은행 추가인수 계획 없다"(어윤대 회장, 5월), "부실 저축은행 다시 인수하기 힘들다"(민병덕 KB국민은행장, 5월) 등 추가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이 금융당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애초 수신기반이 없는 증권사와 달리 은행을 소유한 지주 입장에서 서민금융 확대 인식을 심어주는 것 이외에 실제 저축은행 인수에서 얻을 게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KB금융 입장에서 추가 저축은행 인수 영향은 중립적"이라면서도 "ING생명 인수도 못했는데 이렇게 작은 것을 인수할 게 아니다. 정부 눈치를 보는 게 없지 않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정상화 하려면 4대 지주에서 그 정도 역할(사회적 책임)을 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은행이 정상적인 신용을 가진 이들을 상대하고 그 이하 고객은 저축은행에서 취급해서 아우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효과가 없는 것을 무조건 떠안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앞선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체 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월(인수시점) 11%에서 올해 2월말 기준으로 29.6%가 됐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을 표방하는 저축은행의 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최건호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 2국장은 "부실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경우 순익분기점에 이르는 데는 시간이 걸려 당분간 경영 지표가 좀 나빠지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 "금융지주는 자본력이 풍부한 데다 금융에 대한 노하우도 많기 때문에 다른 저축은행보다 (지주인수 저축은행은) 경쟁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