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 여름에도 미국 경제가 하강 기류를 맞을 전망이다. 최근 수개월 사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경제 지표가 이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국 경제가 4년 연속 이른바 여름철 불경기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 안팎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일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한 연준이 경기 동향에 따라 자산 매입 규모를 유연하게 늘리거나 줄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라 양적완화(QE) 확대에 대한 기대가 점증하는 모습이다.
리서치 업체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 파트너는 2일(현지시간) “거시 경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최종 결정을 내리기 앞서 경제 지표 흐름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연준도 QE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크리스 몰럼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연준의 성명서 내용이 시장의 예상보다 경기부양적인 색채가 짙었다”며 “연준이 적어도 현 수준에서 QE 규모를 축소할 의사는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판단했다.
웰스파고 어드밴티지 펀드의 제이 뮬러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연준의 통화정책은 고용과 성장률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거나 고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QE를 확대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주택 경기가 꾸준한 회복 기조를 보이는 데 반해 제조업과 고용, 민간 소비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 지표는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3월 일자리는 8만8000건 증가해 전월 26만8000건에서 증가폭이 크게 후퇴했다. 봄과 여름철 고용이 대폭 둔화되는 흐름이 3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3월 내구재 주문이 5.7% 줄어들어 7개월래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4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역시 50.7을 기록해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매크로 경제의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현재 월 850억달러 규모로 모기지 증권과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연준은 연초 부양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제로는 예상보다 저조한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이를 강화했다.
헤지펀드 제리언의 댄 아베스 매니저는 “버냉키 의장이 이른바 ‘머니 프린팅’을 확대해야 한다”며 “금융권 자금 동향으로 판단할 때 기존의 QE는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