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한 때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으로 후퇴했다는 소식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조기종료에 대한 우려를 꺾은 결과로 풀이된다.
유로존에서는 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로 주변국 국채가 상승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67%로 보합을 나타냈다. 장 초반부터 내림세를 보인 10년물 수익률은 한 때 1.64%까지 밀리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후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2.88%로 보합을 나타냈고, 2년물과 5년물 수익률도 변동이 없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주택지표와 소비자신뢰지수는 긍정적이었다. S&P/케이스쉴러에 따르면 2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이 0.3% 상승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9.3% 급등해 6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도 68.1을 기록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60.8을 웃돌았다.
하지만 4월 시카고 PMI는 49.0으로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며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 전월 52.4보다 하락하면서 제조업 경기의 부진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제조 경기 부진을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근거로 받아들였다.
노바스코샤 은행의 찰스 코미스키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실물경기가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곧 연준의 자산 매입이 조만간 종료되거나 축소될 여지가 낮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모간 스탠리와 HSBC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은 1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나이티드 네이션스 페데럴 크레디트 유니온의 크리스토퍼 설리반 최고투자책임자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국채 랠리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라며 “향후 10년물 수익률은 1.65~1.85%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ECB가 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가 상승했다.
스페인 2년물 수익률은 7bp 내린 1.70%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 수익률은 2010년 4월 이후 최저치인 1.67%까지 내렸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장중 4.11%까지 하락해 2010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후 낙폭을 2bp로 축소, 4.14%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2년물 수익률 역시 7bp 하락한 1.08%에 거래돼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1.22%로 보합을 나타냈다.
BNP 파리바는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의 악재가 이미 국채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1.20%에서는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