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프로는 다르다. 또 달라야 한다. 먹고 먹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의 프로세계에서 상품성을 높이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선수는 몸값이 말한다. 그 몸값을 재는 기준은 성적 플러스 알파다.
23일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골프존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양수진(22.정관장.사진)이 꼭 플러스 알파까지 갖고 있는 그런 선수다. 옅은 화장기에 모자를 눌러 쓰고 나타난 그를 처음 잘 몰라 봤다. 화려한 ‘필드 패션’과 달리 수수한 옷차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지난 21일 경남 김해의 가야CC에서 끝난 올 시즌 국내 개막전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프로데뷔 후 매년 1승 이상씩 거둔 ‘준비된 선수’였다.
“생각지 못한 우승이었어요. 생각보다 시즌 첫 승이 빨리 나와 놀랐어요. 올 시즌 아주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는 이렇게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는 누구나 입을 수는 있지만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필드 패션’으로 유명하다. ‘튀는 패션’하면 그가 생각날 정도다. 꽃무늬 또는 땡땡이 골프의류를 입고 필드를 누빈다. 지난 대회에서는 레깅스까지 신고 화려함, 튀는 패션의 끝을 보여줬다. 여기에 기온이 좀 떨어지자 토끼털 귀마개까지 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의 튀는 패션은 갤러리들을 매료시켰다. 대회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더 큰 것은 스폰서들이 쌍수를 들고 기뻐했다는 것.
대회에 참가한 그는 온통 기사거리다. 몸 전체가 상품이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과 같다. 그러니 스폰서가 춤출 수밖에.
이렇게 그는 스폰서를 배려할 줄 알고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안다.
그는 “갤러리들이 내 튀는 패션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나도 즐긴다”며 “튀는 패션에 자신이 있고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그는 “내 ‘깔맞춤’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이쪽에 안목이 좀 있는 것 같다(웃음)”며 “이번에 우승하고 정관장을 비롯해 혼마골프, 파리게이츠골프 등 스폰서로부터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스폰서들은 하나같이 성적만 좋아도 더 바랄 게 없는데 튀는 패션 등으로 우승 그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의 메인 스폰서인 정관장의 경우 이번 우승으로 이미 1년 치 효과를 다 봤을 정도로 ‘대박’이 났다.
그가 올 시즌 목표를 시즌 5승에 상금왕으로 잡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스폰서들의 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전문가들은 선수들의 이런 자기관리는 결국 스폰서들의 마음을 움직여 국내 골프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폰서가 만족하면 골프대회와 선수를 후원할 것이고 이는 골프계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양수진 [뉴스핌=강소연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