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엔 위안화 평가절상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화 약세는 묵인하고 있다.”
중국의 언론사 출신 경제전문가 장팅빈(張庭宾)이 17일 경제뉴스 전문 포털 중재망(中財網)을 통해 일본 정부의 초강력 양적 완화 정책과 이를 용인하는 미국을 정면 비난하고 나섰다.
장팅빈은 미국의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에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에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야심을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2012년 8월 이후 평가절상을 지속하고 있는 위안화에 대한 압력은 멈추지 않으면서, '마음만 먹으면 억제할 수 있는' 엔화 약세는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엔화의 약세는 중국 제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부흥을 노리는 미국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높은 제조기술을 기초로 한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과 일본이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엔화의 약세는 미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엔화의 약세를 통한 중국 제조업 ‘죽이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상품은 고유의 높은 품질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까지 얻어 중국 제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는 또한 엔화의 약세가 대량의 일본 자금의 동남아 투자를 촉진하게 될 것이고, 이는 중국 제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중국보다 1/3일 저렴한 노동 시장을 보유한 동남아에 일본 자금이 투입돼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중국 제조업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일본, 한국, 대만 등을 TPP안에 끌어 들이고, 역내 낮은 관세 혜택까지 더해지면 중국을 대체할 저부가가치 제조업 시장이 등장하게 된다는 논리다.
결국 제조업 중심의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되면, 중국의 부흥과 영향력 확대가 좌절될 것이다바로 이점이 미국이 자국 산업의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엔저를 용인하는 궁극적 목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력의 약화는 군사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는 만큼 정책자들과 투자자들이 전략적 엔저 정책 이면의 심오한 ‘셈법’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장팅빈은 중국의 대표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世紀經濟報道)와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창간에 참여하고 해당 언론사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경제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