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확대, 인재영입, 신사업 육성 등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오는 6일 귀국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삼성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과거, 해외에서의 경영구상을 귀국 후 강한 발언과 함께 삼성 내부에 주문해 왔다.
석 달이라는 일본 체류를 통해 장기불황과 전자왕국의 고전을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을 이 회장이 삼성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어떻게 주문하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주말 오후 전용기편으로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그가 지난 1월11일 건강상의 이유와 경영구상 차원에서 하와이로 출국한 지 석 달 만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하와이보다는 일본에 주로 머물러 왔다. 다만 삼성 고위 관계자는 "회장께서 귀국하기는 하지만 일정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 등 삼성 수뇌부는 일본을 방문해 이 회장에게 국내외 주요 경영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이 4일 간담회를 앞둔 시점인데다, 삼성에서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김종중 사장이 일본방문에 동행했다는 점에서 올해 투자규모 등이 주요 보고 현안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49조원 정도의 투자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 주변은 이 회장이 귀국하면 곧바로 한남동 승지원과 서초사옥을 오가며 출근경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확대, 인재영입, 신사업 육성 등에 대한 미래 구상이 어느 때보다 발걸음을 바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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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하와이 출국 전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진다"면서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말 사장단의 보고를 듣던 자리에서 "신기술을 이끄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초일류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해물질 유출사고나 경쟁사들의 글로벌 공세 등 국내외 만만치 않은 경영현안도 그가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관심을 높이는 부분이다. 더구나 새 정부가 업무를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삼성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창조경제론에 화답해야 할 고민이 깊은 상황이고,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의 코드도 이 회장의 지속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올해는 그룹 창립 75주년과 이 회장의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신경영 선언의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구는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반도체, TV 등 글로벌 1위 품목을 앞세워 매 분기마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휴대폰 부문에 집중된 실적 행진은 역설적으로 삼성의 리스크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회장의 이번 귀국 후 던질 화두는 삼성의 미래 비전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유럽과 일본을 돌아보고 귀국하면서 심각한 유렵경제 위기를 걱정했다. 일하지 않는 일본의 현안을 빗대 삼성의 분발을 강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이 일환으로 경영 재개와 함께 휴대폰과 카메라 등 IT기기의 경쟁력을 더 높이라고 첫 메시지를 삼성 내부에 설파한 바 있다.
당시 이같은 이 회장의 구상은 유럽의 불안감이 가중된데다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특허소송이 시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었다. 휴대폰 부문에 치중된 매출구조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부친인 이 회장의 귀국 시점에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는 6일부터 8일까지 중국 하이난다오의 휴양지인 보아오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보아오포럼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의 신임 이사로 선임돼 국제 무대의 데뷔전을 치른다. 이 포럼은 올해 12회째로 기조연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다. 미얀마와 페루, 멕시코 대통령 등 2000여명이 참석한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